'출생 미신고' 전국 수사의뢰 1069건…4분의1 경기남부서 발생(종합)

939건 수사 중…사망 확인 영아 시신 찾기 난항

경기 용인에서 병원에서 출산한 영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친부가 긴급 체포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를 6일 새벽 2시 30분께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3월 아내 B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남부청 제공)2023.7.6/뉴스1

(전국=뉴스1) 이윤희 최대호 이수민 박민석 박건영 이지선 노경민 기자 = 출산 기록은 존재하지만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른바 '출생 미신고 아동' 수사의뢰 건수가 전국에서 1000건을 넘어섰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 기준, 출생 미신고로 수사의뢰된 영아수는 1069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939건을 수사 중이다.

전국에서 수사의뢰된 영아 1069명의 약 23%가 경기 남부권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기남부청이 수사 중인 사건은 183명이며, 종결한 사건은 모두 63명이다.

종결 사건 중 안전이 확인된 아동은 52명이다. 병사로 확인된 아동은 8명이며, 살인 사건으로 확인돼 검찰 송치까지 이뤄진 아동은 3명이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아동은 과천 1명, 용인 동부 1명 등 2명이다. 과천은 친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 중이며, 용인은 친부와 외조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용인동부 사건의 경우, 현재 참고인 신분인 친모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1차 조사에서 "아기가 사산한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한 친모가 출산 당시 병원에 정상 출산 부분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다.

다른 수사 사건은 경찰이 병원이나 출생 아동 행적 추적 등을 통해 안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아 경찰이 행방을 찾는 아동이 계속 늘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구청에 놓인 출생신고서. 2023.7.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광주경찰청에서는 30명이 실제 수사로 이어졌다. 이중 1명은 타시도에서 이관받은 사건이다.

경찰은 수사의뢰된 사건 중 지금까지 1건을 공식 수사로 전환했다.

지난 2018년 광주 광산구의 한 가정집에서 방치돼 숨진 생후 6살 여아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유기한 여성이 지난 8일 구속된 사건이다. 이 여성은 이번 주 내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전남에서는 86건 중 31건이 실제 수사까지 이어졌으며 이중 아이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 종결한 사례는 5건이다.

경남에선 61건이 수사 의뢰된 가운데 10건에 대한 소재파악을 완료하고 51건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남에서 현재까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영아는 5명이다.

이 중 1명은 거제 영아 살해 유기사건으로 경찰은 지난 7일 부모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진주와 사천에서 각각 아동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부모를 상대로 범죄 혐의점 여부를 조사 중이다.

나머지 2명은 창원과 진주에서 각각 출산 직후 병원에서 숨진 사산아로 확인돼 경찰이 자체 종결처리했다.

5일 오전 영아 시신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야산에 경찰 수색견이 투입되고 있다. 이 야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40대 친모 A씨가 2015년 2월 생후 8일 된 본인의 딸 B양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곳이다. 2023.7.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충북경찰청은 지자체로부터 수사 의뢰받은 사례 35건을 확인하던 중 추가로 2건을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최근 2년 이내에 음성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서울의 한 베이비박스에 두고 왔다고 진술한 친모 A씨(31)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하고 있다.

A씨가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놓고 온 정확한 시기와 장소 등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밝히지 못해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주에서는 40대 친모 B씨(40대)가 2015년 경기지역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음성의 한 보육원 앞에서 외국인 부부에게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이를 넘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미혼모인 B씨는 아이를 넘기면서 별다른 대가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이와 양부모는 외국에서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충북경찰청은 지자체로부터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아동 46건의 수사를 의뢰받았다.

이 가운데 아동의 소재가 파악된 11건은 종결, 3건은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부산에선 현재까지 출생 미신고 영아와 관련해 47건의 수사 의뢰가 접수됐다. 이중 18건은 소재 파악이 완료됐고, 28건에 대해 소재를 확인 중이다.

나머지 1건은 8년 전 기장군 한 야산에 생후 8일 된 영아를 유기한 친모 A씨와 관련한 수사 건이다.

경기 용인에서 병원에서 출산한 영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친부가 긴급 체포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를 6일 새벽 2시 30분께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3월 아내 B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남부청 제공)2023.7.6/뉴스1

경찰은 지난 5일 C씨의 진술을 토대로 기장읍 한 야산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영아 시신을 찾지 못했다.

C씨가 아이를 데려간 위치가 정확하게 특정되지 않을 뿐더러 최근 도로 신설 등으로 지형에 변화가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추가 조사를 통해 수색 범위를 특정한 후 재수색에 나설 예정이지만, 아직 수색 일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북경찰은 출생 미신고 아동과 관련해 전북도로부터 19건의 수사 의뢰를 받았다. 다만 이중 1건은 지자체가 사건 적정성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수사로 이어진 18건 중 16건은 해당 아동의 소재가 확인됐다. 아동 16명 중 상당수는 교회나 절 등 종교기관에 유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1건의 경우 아동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 1건은 사망이 확인됐으나, 병원에서 치료 도중 숨진 사례로 범죄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북에서는 영아 살해와 같은 중대한 사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과정 중에 발생한 여러 불법적인 행위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