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종료 이틀째…주요 물류산업 일상회복 '속도'(종합)

주요 항만 반출입량 평상 회복…강원·충북 시멘트 회사도 정상 가동
12일부터 동조파업 건설노조 타설 노동자 등도 복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한지 이틀째를 맞는 11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량이 운행에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국종합=뉴스1) 최대호 김동수 이유진 정우용 정진욱 한귀섭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철회 이틀째인 11일 산업 현장은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파업 동참 조합원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항만·철강 등 주요 물류산업은 파업 이전 상황을 회복하는 등 일상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주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장치율도 약 70%로 평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12일부터는 동조파업에 들어갔던 부산·울산·경남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설 노동자들과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들도 업무에 복귀하면서 파업으로 멈췄던 건설현장도 서서히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여수 광양항 반출입량 역시 평시 수준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파업 철회 당일인 지난 9일 광양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31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시 3402TEU와 비교해 126% 가량 늘었다.

같은날 장치율은 68.5%로, 평상시 61%를 웃돌고 있다. 장치율이 80%를 넘어서면 하역작업에 어려움이 생겨 항만 기능이 마비되는 데 파업 기간 70% 이상을 넘어선 적은 없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파업 기간 특별한 상황에서 반출입량과 장치율을 매일 집계했지만, 파업이 철회되면서 주말 사이(10일~11일)에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광양항은 지난 6일부터 조합원들이 복귀하면서 이미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화물 반출입량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5296TEU로 평소 주말 반출입량 규모를 회복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한지 사흘째를 맞는 11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량이 운행에 나서고 있다. 2022.1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과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체도 출하량이 평시 수준을 유지하면서 완전 정상화되고 있다. 광양제철은 파업 기간 쌓인 21만톤의 철강제품을 신속히 빼내면서 출하량 역시 평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은 카캐리어 차량 108대가 모두 현장에 복귀하면서 12일 정상 탁송을 시작한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광주공장 내 보관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완성차 보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고육책으로 진행됐던 로드탁송(개별탁송)은 중단한다.

전남 동부권 지역에 탱크로리를 통해 생산 석유 5%가량을 공급하는 GS칼텍스의 경우 평시 대비 90% 수준을 회복했고, LG화학 반출입량도 평시 대비 80~9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산단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물류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적체된 물류를 빼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업체가 몰려 있는 경북 포항시의 화물 물동량은 파업 전 대비 70~80%, 구미지역은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지역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날 "화주사에서 배차를 요청하면 정상적으로 배차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화물연대의 파업 종료로 포항지역 철강 물동량이 파업 전 대비 70~80%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파업 직후 제품 대부분을 출하하지 못했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전날 2만톤이 넘는 철강 제품을 출하해 파업 전 하루 출하량인 3만2000톤의 62% 수준을,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파업 철회 직후 제품 출하가 정상화되면서 평소 하루 출하량인 8000톤을 거의 회복했다.

포항지역 철강업계는 12일쯤에는 파업 이전 수준의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지역에서는 화물 물동량이 평시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아파트 공사현장은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재경 구미시 공동주택과장은 "파업 철회 후 아파트 공사현장 10곳이 100% 가동되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강원과 충북의 시멘트 출하량도 증가했다. 강원지역 132개 레미콘 공장 대부분 정상 가동 중이며, 충북 업계도 파업 이전 상황을 회복했다. 강원 시멘트 출하량은 평상시보다 152% 늘어난 11만톤으로 파악됐다. 다만 충북 레미콘 업체의 경우 파업 때 시멘트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데 대한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안에 대한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11월24일 0시부터 안전운임제에 적용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16일째 파업을 벌였다가 지난 9일 전체조합원의 투표를 통해 파업을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전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안전운임제 사수, 노조 파괴 윤석열 정부 규탄, 국민안전 외면 국회 규탄을 주장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화물연대가 현장복귀를 결정한 것은 일몰 위기에 놓인 안전운임제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다"며 "제대로 된 안전운임제를 위한 투쟁의 2막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2018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2개 품목에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