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원자재 수송 물동량 회복 기대(종합)
조합원 61.82% 파업철회 찬성…조합원 2만6000명 업무복귀 한창
정부, 파업철회에도 강경 입장…합의없는 종료로 갈등 여전할 듯
- 유재규 기자, 금준혁 기자, 김기열 기자, 김동수 기자, 박채오 기자, 한상희 기자
(전국=뉴스1) 유재규 금준혁 김기열 김동수 박채오 한상희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위를 보름 만에 멈추면서 원자재 수송에 어려움을 겪었던 업계의 물동량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16개 지역본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종료 찬반투표'를 진행, 61.82%로 파업종료 찬성을 가결했다.
15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투쟁을 벌였던 전국 2만6000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은 이제 본업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이번 파업이 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종료된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을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몰은 기한이 있으니 단순연장으로 나머지 문제를 덮는 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용인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총파업 철회 전국 61.82% 찬성…원자재 수송 물동량 회복 '기대'
화물연대는 이날 총파업 철회 여부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가졌다. 조합원 2만6144명 가운데 총 투표자 수는 3575명에 불과했고 그 중 61.82%가 파업철회를 찬성했다.
파업철회로 현장은 업무복귀에 한창이다.
파업기간 물류 수송에 차질을 빚었던 전남 광양항과 포스코 광양제철,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석유화학업체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이날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315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시 3402TEU와 비교해 126% 가량 늘었다. 일부 조합원이 업무에 복귀한 지난 6일부터 반출입량이 평시 수준을 넘어섰다.
이날 장치율은 68.5%로 평상시 61%를 웃돌고 있다. 장기간 물류 수송에 차질을 빚은 만큼 선박 등에 쌓인 물량이 컨테이너 부두로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장치율이 늘어난 것으로 정상 수준이라는 게 항만공사 측 설명이다.
광양제철은 파업 기간 21만톤의 철강제품이 내부에 적체돼 반출되지 못하다가 최근 출하량이 늘어 평시 대비 50% 수준을 유지해왔다.
전남 동부권 지역에 탱크로리를 통해 생산 석유 5% 가량을 공급하는 GS칼텍스의 경우 평시 대비 70% 수준을, LG화학 역시 평시 대비 반출입량이 6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 11월30일부터 점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더니 지난 6일부터는 평시 대비 100%를 넘어서는 등 정상화 조짐을 보였다.
부산항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도 68.8%로 평시 수준(68%)을 유지하고 있다.
레미콘 부족으로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39개 주요 건설현장은 다음주가 돼야 공사가 원할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16일째 로드탁송으로 출하를 대신하던 울산 현대자동차도 이날 오후부터 기존 신차 출고를 전담하던 '카캐리어'가 운송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다만, 장기간 파업으로 평시대비 40%까지 떨어진 출고량을 만회하기 위해 당분간 카캐리어 운송과 로드탁송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물연대 파업 자진철회에도 강경한 정부…"경제·민생에 막대한 피해"
당장 정부와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파업을 자진철회한 만큼 화물연대와 정부 간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3년 뒤 다시 총파업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원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일몰은 기한이 있으니 단순연장으로 나머지 문제를 덮는 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용인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이날 인천의 한 주택공사 현장을 방문해 건설노조의 동조파업 움직임에 따른 건설공사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안전운임제 경험이 있으니 객관적인 평가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큰 피해를 주고 대한민국의 엄연한 법을 무시하고 짓밟고 '원위치'라고 하는 것은 때가 늦었다"며 "뿌리박고 있는 악습,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언론 브리핑을 통해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는 경제와 민생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줬다"며 "우리 모두 화물업계 제도개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정부는 노사문제에 관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며 청년세대 일자리 확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공정하고 미래지향적 노사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철회에 대해 국민의힘도 이날 "더 이상 대한민국에 떼법은 없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보름 넘는 집단 운송거부로 4조원에 육박하는 산업계 피해를 초래한 화물연대가 오늘 파업을 철회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떼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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