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생존권 빼앗겠다는 의도"…화물연대,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격양
정부 9일 만에 2차 업무개시명령…철강·석유화학 업계 대상
서경지부 "법으로 탄압…폭력적 대응 말고 언제든 대화할 것"
- 유재규 기자
(의왕=뉴스1) 유재규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위가 15일 째로 접어든 8일 정부가 철강·석유화학업계를 대상으로 운수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추가되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화물연대는 파업동력을 최대한 떨어뜨리고자 하는 하나의 의도라고 비판하면서도 투쟁의지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파업 보름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100여명, 평택·당진항에 150여명, 판교 저유소에 20여명 등 각각 분산해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철강·석유화학 업종 운송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지난 11월29일 시멘트 업계 대한 첫 업무개시명령 이후 9일 만이다.
화물연대 서경지부 소속 한 조합원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반드시 핸들을 잡아라. 잡지 않으면 유가 보조금이든 아니면 자격증을 취소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협박이다"라며 "화물노동자에 대한 생존권을 대놓고 빼앗겠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라는 곳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 항복을 하든, 백기투항을 하든, 아니면 죽으라는 의미다. 법으로 대놓고 탄압하는 행위다"라며 "화물운송사업법 내 운수사업법에 따른 조항은 이미 문제가 많다고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 정부는 해당 법안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위헌소송을 내면 패소가 날 것이라 본다. 정부가 이것까지 검토했으리라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국민이든, 언론이든 '정부와 싸우고 있다'는 그림을 만들고 싶지 않다. 화물연대가 투쟁하면 폭행하고 저항하는 등 기본 선입견이 있는데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예전의 방식으로 굳이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폭력적인 방식을 사용하다 보면 우리 조합원이 다치기만 할 것이다. 화물연대는 정부와의 대화의 창을 언제든지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가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심의했다.
한 총리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경제피해와 국민 불편 최소화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정당성 없는 집단행위의 악순환은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의왕ICD 평택·당진항, 판교 저유소 등 10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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