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국가 애도기간 끝났지만 이어지는 추모발길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광주 전일빌딩245 분향소 참배행렬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아픈 것, 힘든 것, 모두 잊고 그곳에선 편히 쉬길 바랍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5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 공식적인 국가 애도기간이 끝났지만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참사에 광주시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합동 분향소로 모여들었다.
한 시민은 하얀 국화꽃을 들고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내 눈시울을 붉히고 고개를 떨군 채 한동안 흐느껴 울었다.
'행복하시라'는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는 동안에도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서울에서 일부러 발걸음을 했다는 우정민 씨(29·여)는 "희생자 절반 이상이 광주분으로 조금이나마 곁에서 위로를 해드리고자 광주를 찾았다"며 "아픈 것, 힘든 것 모두 잊고 그곳에선 편히 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이유정 씨(26·여)는 "젊은 나이대의 희생자가 많아 남 일 같지 않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철저한 수사와 함께 안전에 경각심을 갖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향소 제단에는 추모객들이 놓은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고, 추모의 글도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두 부부, 하늘나라에서 더 행복하세요', '기억할게요', '많이 아프셨겠지만 이제 편히 쉬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데리고 온 신숙경 씨(44·여)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세 살배기도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며 "찬란한 미래를 피워보지 못 하고 저물었다. 편히 잠들었다 부디 다음 생에 멋진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친구 부모님을 잃었다는 송재민 군(18)은 "안타까운 사고로 희생당한 분들이 이제는 마음 놓고 편안히 쉬셨으면 한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광주 5개 구청장,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 등 공직자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합동분향소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발걸음을 했다. 분향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pep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