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에 광주·대구 대표 언론사 시각 엇갈려
광주일보 "제주항공 유족 무리한 취재 중단, 원인 규명 집중"
매일신문 '광주일보·MBC 참사 보도 이면·의혹 있다'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179명의 희생자를 남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를 바라보는 광주와 대구, 이른바 '달빛동맹'의 두 지역 매체의 시각이 엇갈린다.
광주 최대 일간지인 광주일보는 지난 3일 1면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취재를 중단합니다"라는 공고문을 냈다.
광주일보는 "최근 유가족들이 기자들의 취재에 힘들어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일체의 개별 취재를 하지 않겠다. 유가족의 슬픔과 사연에 관한 보도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필요 이상의 질문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사고 수습이나 원인 규명, 경찰 수사 취재에 집중하고 유족의 공식적 발표와 자발적 제보는 누구보다 성실히 임하겠다"며 "'만약에'만으로는 유가족의 슬픔을 전혀 달랠 수 없고 진실을 밝힐 수도 없다. 지역민에 상처가 되는 가짜뉴스와 유언비어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일보의 이같은 입장은 그간 재난 취재 과정에서 유가족에 대한 언론의 취재가 집중됐던 점을 볼 때 유례 없는 일이다. 광주일보는 유가족들과 직접 만나 보도로 인한 고통을 청취한 일선 현장 기자들의 판단으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달빛동맹'의 또다른 축인 대구 최대 일간지 매일신문은 '음모론'적 시각을 보인다. 매일신문은 지난 4일 '음모론과 팩트…MBC·광주일보·주식·이재명·中드론' 제하 기사를 통해 제주항공 참사 전후에 이면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MBC가 지난 29일 제주항공 사고 특보를 내보내면서 '탄핵 관련:817'이라는 문구를 순간적으로 화면에 내보낸 것을 두고 문제삼았다. 챗GPT가 '817'에 대해 북한의 대남 공작 용어라고 답변한 것을 근거로 대북 연계점을 거론한다.
광주일보에 대해서는 29일 여객기 참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날짜를 22일로 기재한 것을 두고 그 경위를 확인하는 대신 "사고 기종이 정확히 예고됐다.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일보측은 "홈페이지에 게시하다 날짜가 오류가 났다. 사고를 알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관련 문의에 대해서도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MBC도 자막 논란에 대해 "기계 조작 상의 실수로 순식간에 바로잡았다"고 해명한 바 있지만 매일신문은 음모론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매일신문은 2021년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계엄군에 빗대고 9억 원 이상 주택 보유자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로 풍자한 만평으로 광주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와중에 대구의 코로나 환자들을 광주에서 치료하는 등 '달빛동맹'의 우호 분위기가 만발했던 가운데서 광주를 비하, 광주·전남과 제주·경남·울산·대구·경북 기자협회 등 언론계의 질타가 이어지자 공식 사과했다.
제주항공 참사를 바라보는 매일신문의 시각에 광주 언론인들은 "무책임한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대신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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