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고통 없이 영면하길" 무안공항 철조망 주변에도 추모 발길
[무안 제주항공 참사]
- 박지현 기자
(무안=뉴스1) 박지현 기자 = "부디 고통 없이 영면하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 인근 철조망에도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철조망에 걸린 노란 끈에는 희생자들을 향한 유가족들의 메시지가 바람이 나부끼고 있었다.
철조망 일대 200m는 희생자들을 위한 간식거리와 술, 음료부터 핫팩과 국화꽃이 빼곡히 들어섰다.
쪽지에는 '누군가에게 한없이 소중한 이들에게 원한과 슬픔을 나눠 가질 터이니 부디 좋은 길로 인도하소서', '안타까운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부디 편하게 영면하세요' 등의 내용이 적혔다.
검은 옷을 입은 유족으로 보이는 이들도 현장을 찾아 애도하고, 일부는 슬퍼하는 유족을 위로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무안공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2시간 30분을 줄 서 헌화한 후 이곳을 찾았다.
추모객들이 적어둔 메모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히던 70대 여성은 "세상에 이 술, 음료 다 살아서 드셔야 할 것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 추모객부터 노부부, 일본인까지 사고현장 인근을 찾아 추모의 기도를 올렸다.
비행기 기체의 꼬리 부분을 바라보면서는 "철저히 사고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는 읊조림도 이어졌다.
강진에서 추모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김 모 씨(72·여)는 "새에 충돌했다던데 오늘은 새 한 마리도 없다"며 비행기 잔해물을 바라봤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현재 일반인 조문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업무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안체육관 분향소로 참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무안군과 전남도청도 이날 '무안국제공항 분향소는 유족 중심으로 이용하니, 일반 조문객은 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를 이용 바란다'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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