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허리띠 졸라매는데…'나홀로 연봉 인상' 에너지공대 상임감사
내년 12%, 1700만원 인상안 이사회 상정 예정
교수‧직원들은 인상분 0.5%p 발전기금으로 반납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적자누적 등으로 에너지공대 구성원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정기 이사회가 오는 19일 예정된 가운데 전영진 상임감사의 연봉 인상안이 상정될 예정이어서 대학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2월 정기이사회에서 논의될 올해 에너지공대 교직원 임금 인상안은 공무원 임금인상률에 맞춰 2.5%를 인상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전과 전력그룹사의 계속되는 재무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석학급교원과 처장급 직원은 인상하지 않은 채 동결하고, 직원들은 인상분 가운데 0.5%포인트를 대학발전기금으로 반납하기로 했다.
논란은 총장에 이은 다음 최고위직인 전 상임감사의 경우 12% 연봉 인상안이 상정될 것으로 알려져 입살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에너지공대 초대 상임감사로 선임된 그는 감사에 선임된 지 1년여 만에 내년 연봉이 1700여만 원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안이 통과되면 전 상임감사의 월 급여는 현 1416만 원에서 1590만 원으로 오르게 된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전 상임감사는 23년간 감사원에서 산업금융감사국 3과장, 방위사업청 감사관(국장), 국민제안감사2국장을 역임했다. 전 상임감사의 임기는 2026년 10월까지 3년간이다.
전 상임감사의 연봉인상 배경에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의 연봉 수준에 맞춘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총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학교를 위해 교직원이 똘똘뭉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상황에서 전 상임감사의 과도한 연봉 인상안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공대의 설립과 재정부담 주체인 한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재무상황 위기로 출연금이 축소되고 캠퍼스 건설일정도 지연되는 실정이다.
2023년 에너지공대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서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심각한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공대에 1105억원을 출연했다.
여기에 정부출연금 309억원, 전남도 100억원, 나주시 100억원 등 에너지공대 총 출연금은 1615억원에 달한다.
올해 기준 한전의 부채는 203조 원에 이르렀으며, 연간 이자 비용만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위기상황에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상임감사의 과도한 연봉인상안은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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