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탄 날, 작가의 뿌리 전남 장흥서도 축하행사
안양면 '한승원 문학관'에서…"마을 최고의 날"
- 박영래 기자
(장흥=뉴스1) 박영래 기자 = "한강 작가는 장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 마을 최고의 날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가 한 작가가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던 전남 장흥에서 열렸다.
장흥군과 안양면 율산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자리한 '한승원 문화학교'에서 10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노벨상 수상 축하행사를 가졌다.
한승원 문화학교는 한강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소설가가 운영하는 문화학교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한승원 작가는 1997년 득량만이 내려다보이는 율산마을에 '해산토굴'이라는 글방을 마련해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강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고향 장흥에 내려와 농사를 짓거나 김 양식 일을 도우며 시골의 정겨운 정서에 몸을 담근 경험이 있다.
이날 축하행사에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이천영 장흥부군수, 주민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노벨상 시상식을 TV로 시청하면서 축하 퍼포먼스도 펼쳤다.
한강 작가는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상을 받았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순간 율산마을 주민들은 색소폰 축하 팡파르로 수상을 축하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축하 인사말을 통해 "비록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그 빛으로 엄혹한 나라 상황을 잘 극복해 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상식에 앞서 축하공연으로 한강 작가의 시 낭송과 플루트·가야금 합주, 국악공연 등이 진행됐다.
당초 마을주민들은 한승원 작가와 부인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증정할 예정이었으나 한 작가는 건강상의 문제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90호 규모의 율산마을에서는 시상식 축하행사를 마련하고 참석자들을 위해 떡국을 끓여 대접했다.
강공숙 율산마을 부녀회장(57)은 "우리 마을의 큰 행사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 마을에 와서 이런 큰 행사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조춘기 율산마을 개발위원장(55)은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다. 온 마을 주민들이 나서서 음식 등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흥식 율산마을 이장(65)은 "마을의 행복이다. 잔치를 좀 더 성대하게 해야 하는데 시국이 좋지 못해 소소하게 준비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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