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대엔 겨울 없을지도"…광주 85년간 기온 2.4도 상승

광주지방기상청 광주 85년 기후사 서적 발간
역대 기온 수치 집대성, 미래 전망도

1983년 1월 무등산 한파 속 광주시민. (광주지방기상청이 발간한 '기후로 바라본 광주, 그리고 우리' 갈무리)/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1983년도 겨울, 무등산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진 속의 시민들은 40년 뒤 오늘날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상상이나 했을까요."

기상청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85년 간의 광주지역 기후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 나왔다. 광주지방기상청이 그간 쌓아온 각종 자료와 22세기까지의 미래 분석을 집대성한 결과다.

1일 광주지방기상청이 발간한 '광주시 기후변화 85년사'에 따르면 그동안 광주는 연평균 기온이 2.4도 상승하며 온난화가 가속화했고, 2100년대에는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광주는 서쪽 해안의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바다의 수증기를 먹고 강해진 비바람이나 눈보라와 같은 위험한 날씨를 자주 겪는 곳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서쪽으로는 어등산, 동쪽으로는 무등산 사이의 평야지대에 있어 무등산이 바람의 흐름을 막아 폭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지닌 광주는 1939년부터 85년 동안 연평균기온이 2.4도 상승했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발전에 따른 결과다.

주목할 점은 1998년도를 제외하고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던 순위 10위 안에 든 해가 모두 2009년 이후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광주지역 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2000년대 광주의 연평균기온은 14.1도로 우리나라 평균보다도 1.5도 높다.

온난화는 겨울 기온을 높이면서 기간을 단축시키고 눈이 내리는 횟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1960년대부터 2023년까지 눈 내린 날은 10년 당 약 1.7일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책은 "미래에는 광주에서도 부산처럼 겨울에 눈을 보기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중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할 경우인 저탄소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21세기 후반 광주의 연평균기온은 지금보다 2.3도 오른 16.4도로 예상된다.

화석연료 사용이 높은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20.4도'에 달한다. 현재보다 무려 6.3도 오른 수치다.

광주는 이미 2000년대 들어서 여름은 128일로 약 4달, 겨울은 83일로 3달이 채 되지 않는다. 미래에는 더 심각하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도 여름이 148일로 현재보다 20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은 21일이 줄어든 62일이 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여름은 190일로 62일 증가하고 겨울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사계절은 사라지고 눈 내리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계절과 눈 내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생활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