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 부작용 20대女 식물인간 판정…법원 "대학병원 책임 70%"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심장 수술을 받은 후 헤파린 재활성화라는 부작용을 잡지 못해 20대 여성이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것에 대해 수술·치료를 맡은 대학병원이 70%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유상호)는 20대 여성 환자 A 씨와 A 씨의 가족 2명이 전남대학교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진의 의료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의료진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한다"며 원고 측에 2억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A 씨는 지난 2019년 7월 전남대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후 광범위한 뇌손상을 입어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됐다.

심방중격결손 폐쇄 수술을 받은 A 씨는 수술 후 심정지 상태에 놓였고 의료진에 의해 약 10분 뒤 심장박동은 돌아왔으나 뇌손상을 입었다.

원고 측은 의료과실로 인한 피해를, 피고 측은 적절한 모두 의료조치를 취했음을 각각 주장했다.

재판부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대한의사협회 감정의 소견을 종합하면 A 씨가 헤파린 재활성화로 인한 출혈 의심 증상들을 보이고 있었다. 적절한 검사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료진 과실로 인해 원고에게 악결과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 적지 않은 헤파린(항응고제)이 투여됐다. 부작용으로 인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임상의학 수준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이라며 "의료진은 원고에게 출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관찰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원고 가족들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헤파린 재활성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부작용은 아니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병원 의료진들의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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