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적 큰뿔' 순천 봉화산 꽃사슴들…짝짓기철 잇단 출몰에 불안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순천의 봉화산 인근에서 '큰 뿔 달린 사슴'이 잇따라 출몰하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짝짓기 철을 맞아 사슴과 마주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다.

15일 순천시와 순천소방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봉화산 일대에서 "사슴을 봤다"는 신고가 30건 이상 접수됐다.

"사슴을 보고 놀랐다", "사슴이 농작물 피해를 줬다", "사슴 사체가 여럿 발견됐다" 등의 내용이다.

봉화산에 서식하는 사슴은 '꽃사슴'으로 파악됐다. 이 꽃사슴은 봉화산 일대 도로변과 인근 동천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봉화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사슴을 봤다는 등산객과 인근 주민들이 다수다. 사슴이 무리를 지어 도로를 활보하는 황당한 일도 발생한 적이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새벽시간 봉화산에서 인근 아파트로 사슴 한 마리가 내려와 난동을 부려 소방대원들이 포획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소방대원들은 날뛰던 사슴을 포획했으나 사슴이 그물망을 찢고 도망가는 바람에 재차 잡는 데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2명은 어깨와 무릎, 얼굴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사슴은 주차돼 있던 자동차 한 대를 파손해 수백만 원의 수리비도 나왔다.

봉화산 꽃사슴은 15~20년 전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몇 마리가 이곳에서 서식하면서 개체수가 급증했다.

꽃사슴이 한 때는 70~80마리가 서식했으나 현재 30마리 수준이라는 게 순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꽃사슴은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짝짓기 시기로 사슴을 마주할 경우 소리를 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순천시는 사실상 꽃사슴 개체수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법에 따라 사슴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사슴은 가축으로 사냥이 금지돼 있고 심각한 농작물 피해 등이 입증되면 포획하거나 살상할 수 있다.

문제는 꽃사슴이 무리를 지어 도로를 활보하거나 자칫 인근 고령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충분한 만큼 개체수 파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기 수원에서는 사슴이 시민 2명을 습격해 중경상을 입힌 데 이어 경기 의왕과 전북 군산 등지에서도 사슴이 목격돼 전국적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봉화산 꽃사슴은 제도적으로 뾰족한 관리 방안이 없다"며 "신고를 받으면 소방당국과 함께 포획 작업을 하고 다시 방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