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상대 일제강제동원 손배 소송, 원고 일부 승소

미쓰비시광업 등에서 노역한 피해자 유족 14명 피해 인정
소 제기 5년 7개월 만에…13건은 광주법원 계류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는 7일 A 씨 등 원고 19명이 일본기업 미쓰비시 머트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쓰비시 머트리얼이 원고 중 14명에게 손해배상금을 일부 지급하도록 주문했다. 나머지 원고 5명의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했다.

해당 소송은 지난 2019년 4월 제기돼 5년 7개월 만에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원고들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족들로,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모두 사망했다.

미쓰비시는 1887년 일본 정부 소유 나가사키조선소를 불하받아 광업 등을 차례로 설립, 조선인들을 대거 강제동원해 일본의 침략 전쟁에 군수품을 제공했다.

이번 사건의 원고 측 피해자들은 1942년~1945년 사이 일본 후쿠오카현 미쓰비시 이즈카 광업소 나마즈타 탄광 등에 강제동원돼 노무자 생활을 강요받았다.

임금도 없이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은 노역 중 사망하거나 귀국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렸다.

피해자 김 모 씨는 1942년 2월쯤 전남 화순군에서 일본으로 강제동원돼 탄광에서 노무자 생활을 강요당했고 1943년 1월 현지에서 숨졌다.

장성이 고향인 나 모 씨는 1944년 11월 미쓰비시광업 신뉴탄광에서 작업 중 숨졌고, 보성 주민 안 모 씨는 1944년 5월 미쓰비시광업 사키토광업소에서 사망했다.

해당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재판은 손자들이 승계해 이어나갔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일부 원고 측의 심의기록상 인적사항이 다른 점, 강제동원된 탄광이 불분명한 점 등을 사유로 원고 5명의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을 내렸다.

광주법원에는 이날 선고된 사건을 포함해 총 14건(1심 7건·2심 7건)의 일제강제동원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6건의 1심은 일본 정부가 소장 송달에 협조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수년간 소송이 중단된 상황이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