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살해하고 '자전거 사고사' 위장한 30대에 무기징역 구형
피고인 휴대전화엔 '상해치사·과실치사' 검색 기록 남아
재판부, 피고인에 "당신에 적당한 양형은 어느 정도냐" 질문도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고용주를 살해한 뒤 자전거 낙상 사고로 숨진 것처럼 위장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는 25일 살인 혐의를 받은 30대 A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지난 5월 26일 오후 10시 20분쯤 전남 장성 모처에서 50대 후반인 카라반 판매업체 업주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경찰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신고했지만 자신이 직접 B 씨를 살해한 뒤 범행 현장에 수시간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B 씨와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자전거가 넘어지는 바람에 사망한 것처럼 위장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은닉하고 CCTV에 대한 은폐도 시도했다.
검찰은 A 씨가 숨긴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보완수사를 거쳐 A 씨의 살인, 범행 은닉 혐의를 적발했다.
A 씨는 2년 전 B 씨의 돈을 훔쳤다가 걸려 매달 200만 원을 갚고 있었고 이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검사는 결심공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다퉜다.
A 씨는 "결코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이 잆었고, 가게에서 일하던 중 400만~500만 원의 물건을 훔쳤다가 걸려 4000만 원 가량을 배상하고 있었다"며 "사고사로 위장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자전거는 그 자리에 있었다. 단순히 나중에 마음을 바꿔 자백한 것"이라고 살인 고의성을 부인했다.
검사는 A 씨가 증거를 은폐하려고 한 것과 A 씨의 휴대전화에 '상해치사, 과실치사죄, 살인도 해볼 만한 좋은 점' 등의 검색 기록이 남아 있던 것을 보면 충분히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A 씨는 범죄 영화를 보고 난 뒤 웹서핑을 하다가 눌러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허위진술을 하면서 불리한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위증을 하고 있다. 피해자의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최후 진술을 하는 피고인에게 "진심으로 범행을 반성하는 것이 맞냐. 그렇다면 당신에게 어느 정도의 양형이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A 씨는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정하신대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11월 22일 오후 2시에 동일 법정에서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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