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잇단 '유물출토'…대형 SOC 건설사업장 공기 '줄지연'

호남고속철 2단계‧강진광주고속도로 건설공사 2년여 지연
매장유산보호법 적용…'유적 보존' 결정시 노선 새로 설계

호남고속철 2단계 나주 다시교 건설현장.(국가철도공단 제공)2024.10.25/뉴스1

(광주=뉴스1) 박영래 전원 기자 =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사업이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유물로 인해 잇따라 공사지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2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협의를 통해 광주송정~나주 고막원~무안국제공항~목포 임성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개통 시점을 2027년으로 2년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5~2025년'이던 2단계 사업 기간은 '2015~2027년'으로 수정됐다. 총사업비도 2조 5889억 원에서 2211억 원 증액된 2조 8100억 원으로 변경됐다.

건설을 맡은 사업자의 부도, 토지보상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지만 공사현장 내에서 발견된 다수의 유적도 개통 시점 연장에 작용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사현장 내에서 다수의 유적과 유물이 발견돼 공사지연에 영향을 미쳤다"며 "유물 수습도 대부분 마무리돼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진-광주 고속도로 건설현장인 나주 봉황면 일대에서 발견된 장고분 추정 유적 모습.(나주시 제공) 2021.12.3/뉴스1 ⓒ News1

침체된 전남 중남부 지역의 개발을 촉진하고 물류비용 절감 등을 위해 어렵사리 시작됐던 강진∼광주 고속도로 건설사업 역시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유적 때문에 준공이 2년 연장됐다.

강진군 작천면에서 광주광역시 서구 벽진동을 연결하는 51.11㎞의 강진∼광주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총사업비 1조 4000억 원이 투입돼 당초 2024년 완공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2월 공사 구간에서 중요 유적이 발견되면서 노선변경에 따른 공기지연이 발생했다.

나주시 봉황면 유곡리 5공구 현장에서 발견된 고분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호남지역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전방후원형' 고분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이 장고분에 대해 문화재 지정 등을 통해 보존을 확정하면서 고속도로 노선은 새로 바뀌었고 준공시점은 2026년으로 미뤄졌다.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로공사 도중 유물이 출토되면 공사를 중단하고 국가유산청 등 관련 기관에 발견신고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는 해당 지역을 보존하고 발굴권한이 있는 단체가 발굴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국가유산청이 '유적 보존'을 결정할 경우 강진∼광주 고속도로처럼 새롭게 노선을 설계하고 시공에 들어가야 해서 준공시점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사현장에서 유적이 발견되면 대부분 건설공기가 크게 길어진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