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세수 펑크 난리인데…2억 들여 해외연수 떠나는 여수시의회

"여수산단 지방세·정부 교부금 줄어 어려운 처지 외면" 비난론
인근 장흥군의회는 재해 상황에 공무국외출장 취소 결정 '대비'

전남 여수시의회 전경. 뉴스1 DB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의회가 해외연수를 강행하면서 시기 적절성과 외유성 논란에 휩싸였다.

여수시의회 3개 상임위원회와 여수시의원 연구단체(백리섬섬길 제1호 관광도로 지정연구회)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공무국외출장을 떠난다.

연수인원은 4개 그룹 총 45명이며 그중 시의원은 24명이다. 위원회 및 연구단체별 10~15명(시의원 및 사무국 직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 연수경비는 1억 9955만 원이다.

이들이 다녀올 연수지는 동남아(6박 8일)와 유럽 3개 지역(7박 9일)이다.

하지만 여수시의회의 해외연수를 두고 시기가 적절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외유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 지역은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올해 지방세 수입이 1100억원가량 줄었고,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교부금도 222억 원 감소했다.

특히 2년여 앞둔 대규모 행사인 여수세계섬박람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준비해야 할 돈도 많은 상황이다.

여수시는 당장 현안 사업을 중단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인건비 동결, 경상경비 및 보조사업비 등을 축소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근 지자체인 장흥군의회의 경우 다음달 예정돼 있던 국외연수를 취소하고 예산(1750만 원)을 반납하기로 하면서 여수시의회 행태에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장흥군의회는 재해복구, 벼멸구 확산 등 추수를 앞두고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여수시 한 관계자는 22일 "마치 이 기간만 기다렸다는 듯 의회 상임위가 비슷한 기간 한꺼번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좋게 비치겠냐"며 "연수지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기 관광지 아니냐"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비회기 기간이고 계약 파기 시 발생하는 위약금 탓에 사실상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진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역사회 등 국외연수심의위를 거쳐 예산 범위 안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돼 추진하게 됐다"며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 정책 제안·발굴 등을 통해 의회에 접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