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 구형 냉장고 생산 해외로 옮기고 신모델 도입

2도어 냉장고 등 '한계이익 적자' 모델 멕시코 생산 검토
4도어 프리미엄 냉장고 도입…협력업체 피해 최소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냉장고 생산 모습./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이 지역에서 생산하던 구형 냉장고 모델을 일부 해외로 이전하고 신모델을 도입한다.

20일 광주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구형 냉장고 모델을 이르면 연말부터 멕시코 사업장으로 이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형 모델은 2도어 제품으로 출시된 지 6~7년이 지나 소비자들이 잘 찾지 않은 '한계이익' 적자 모델로 알려졌다. 한계이익은 매출에서 제품 생산이나 판매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변동비를 뺀 이익과 고정비를 합계한 금액이다.

고정비는 공장 임대료나 사무실 관리비, 전기세, 통신료, 기계 설비 감가상각비, 정규직 직원의 급여 등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변동비는 생산량에 따라 달라지는 비용이다. 원자재나 에너지 비용,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부품비,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 등으로 제품의 가격과 생산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한계이익 적자 모델은 변동비가 많이 들어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손해 보는 제품이라 인건비 등이 싼 해외 시장으로 이전해 생산하는 게 효율적이다.

광주사업장은 한계이익 적자 모델을 해외로 이전하는 대신 4도어 등 프리미엄 냉장고를 도입하기로 하고 시설·설비를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국내외 11개 가전 공장의 생산 계획은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생산 거점간 물량 이동은 경영상의 판단에 의해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형 냉장고 모델 생산이 해외 공장으로 이전되면 지역 일부 협력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우려된다. 멕시코로 이전되는 냉장고 생산 물량은 20만 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들 협력 업체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80% 이상이어서 구형 냉장고 부품 등을 납품하지 못하면 타격이 크다고 호소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과 생산 물량 조정 등을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한 해 매출액은 5조 원으로 광주 제조업 총생산량의 17%를 차지한다. 호남권 협력업체들의 연 구매액은 2조 2000억 원대에 달한다.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협력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생산 물량 수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며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앞으로도 생활가전 사업의 'Mother Factory'로 고부가, 프리미엄, 신모델 위주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