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올인'으로 텃밭은 사수했지만…민주당 '찜찜한' 승리

영광군수 재선거…진보당·혁신당 기세에 '아슬아슬'
"2년 뒤 지방선거 호남 정치지형 변화 가능성"

10.16보궐선거일인 16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24.10.1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박중재 서충섭 김동수 기자 = 야 3당의 격전지였던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텃밭을 사수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채찍질 선거'였다는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아 기존 1당 독점에서 벗어나 호남 정치지형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선거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1만 2951표를 얻어 41.0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 9682표(30.71%),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 8373표(26.56%)가 2~3위에 올랐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3명의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3강 구도'를 형성, 예측불허 선거전이 이어졌다.

16일 저녁 개표 초반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장세일 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두 후보 캠프가 술렁일 정도였다.

개표율 10%에 도달했을 무렵 장세일 후보가 이석하 후보의 고향(대마면)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앞서며 승기를 잡았지만 민주당으로선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간이었다.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등 중앙당은 물론 총동원령이 내려진 광주·전남 지방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으면 민주당이 텃밭을 내줄 수도 있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표는 10월에만 3일, 9~10일, 11일 연달아 영광을 찾는 '광폭행보'로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영광군수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며 '올인'했지만 이번 선거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래 더불어민주당 곡성군수 후보가 10·16 재보궐 선거 당일인 16일 오후 곡성읍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조상래 후보는 득표율 55.26%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2024.10.16/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8706표(55.26%)를 얻어 당선됐지만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도 5648표(35.85%)를 얻으며 저력을 보여줬다.

선거전 초반 견고한 지지층에 민주당 후보라는 '날개'를 단 조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졌지만 박 후보가 조국 당 대표 등의 지원을 발판으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영광·곡성군수 선거는 1당 독점의 지역 정치권 지형도가 변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된 것 같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지역정치의 맹주 역할을 했지만 2년 뒤 지방선거에서 표심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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