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일 영광군수 "저는 부족한 사람" 낮추며 '반민주 정서' 돌파

이재명 대표 '지원' 힘입어 조국당·진보당 상대로 41.1% 득표 당선
야3당 경쟁으로 높아진 군민 눈높이 충족 '숙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가 사전투표를 앞둔 9일 전남 영광읍 도보에서 군민들에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캠프 제공)2024.10.16./뉴스1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스스로를 낮추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토정서를 온몸으로 받아낸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60)가 '무소속'의 땅이던 영광을 다시 민주당의 영토로 회복했다.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16일 치러진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41.08%를 득표해 당선됐다. 당선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됐다. 진보당 이석하 후보는 30.72%로 2위,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는 26.56%로 3위, 무소속 오기원 후보는 1.62%를 얻었다.

선거 초반 타 후보에 밀려 위기론도 나왔으나 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이어진 민주당의 총력지원에 힘입어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7대 영광군의원과 11대 전남도의원을 역임하며 정치력을 키운 장 군수는 8회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군수 선거를 염두에 뒀다.

전임 강종만 군수의 직위 상실로 군수 도전 기회가 2년 빨리 찾아왔다. 그러나 6명이 참여한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서 불복과 탈당이 잇따랐고 그들의 화살은 장 군수를 향했다.

60년 평생 영광을 떠나지 않은 '토박이'인 장 군수의 장점은, 반대로 그만큼 지역민들이 장 군수를 잘 알고 비판할 수 있다는 양면성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민주당 호남 일당독재'에 대한 반발 심리의 타깃이 되며 공세가 집중됐다.

장 군수는 후보토론회에서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과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베풀어주신 사랑을 반드시 갚겠습니다"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선거 기간 동안 선제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고 "노력하겠다"고만 대답했다.

10.16보궐선거일인 16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선거캠프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0.1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우직하게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공세를 버티던 장 군수에게 이재명 대표는 4일간 영광을 방문하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줬다.

여기에 장 군수는 이 대표에 의존만 하지 않고 스스로 영광읍 한복판에서 한밤중까지 큰절을 반복하며 자신의 진정성을 내보였다.

이 대표가 유세 과정서 "장세일 군수가 제대로 못하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교체해드리겠다"고 농을 던지자 "교체 안당할 자신 있다"고 받아넘겼다.

당대표의 참전으로 전국 선거로 확대되면서 장 군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이동형TV' 등 민주진영 유튜브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역대 가장 화려한 선거에서 승리한 장 군수에게는 선거기간 동안 높아진 군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숙제가 남았다.

장 군수는 당선 소감에서 "지금까지 돌아다니며 '민생을 살펴라, 지역경제 살펴라'고 해주신 말씀을 바로 듣고 영광을 반드시 바로잡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군민들을 섬기고 영광에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