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유권자들 바람은…"아이 키우기 좋은 곳" "청렴한 도시"

'야3당 격전지'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행렬 줄이어
쌍둥이 유모차부터 98세 할머니까지 "살기 좋은 영광을"

10·16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11일 영광읍 사전투표소에서 19개월 쌍둥이 남매를 동반한 양동민·이화선 부부가 투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2024.10.11./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우리 아이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까지 야 3당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어느 당이건 군민을 먼저 생각하는 군정을 펼쳐주길 희망했다.

11일 오전 전남 영광읍 사전투표소. 이른 아침에 시작된 투표행렬은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뜨거운 선거전을 방불케 하듯 투표소 앞에서 군민들은 저마다 지지 후보를 비교하면서 뜨거운 난상 토론도 벌어졌다.

군민들은 "영광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우리가 다 안다. 이번 선거로 제대로 된 후보를 가려야 한다. 문제 있는 사람 무작정 뽑지 않고 깨끗한 사람 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Z세대 부부는 영광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군수를 희망했다.

한창 커가는 19개월 쌍둥이 남매를 유모차에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양동민·이화선(39) 동갑내기 부부는 "아이 키우기 좋은 영광을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부인 이씨는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말처럼, 정부나 지자체가 육아에 더 많은 지원을 쏟아야 한다. 기저귀 바우처의 경우 24개월만 혜택을 볼 수 있는데 3~4살까지 기저귀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분유 지원도 조건이 까다롭고 일반 육아맘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 아동 수당 10만원도 체감하기 쉽지 않다. 부모가 걱정없이 육아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광에서 평생을 살아 온 장년층들은 판세가 치열한 상황에서 토론과 유세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 평가를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주민 A씨(70)는 "방송이나 뉴스로 다 안나온 후보들의 이야기가 많다. 섭섭하게 한 사람, 부당하게 행동한 사람을 군민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면서 "영광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표로 분명히 보여주겠다. 정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전남 영광읍 사저투표소에서 98세 장덕임 할머니가 투표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2024.10.11./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고령의 유권자들은 택시나 장애인콜을 이용해서라도 투표장을 찾는 의지를 보였다.

투표소 입구 앞에 선 택시에서 내려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투표소로 들어선 김영호씨(92)는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에서 빠진 적이 없다. 오늘도 군수 제대로 뽑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98세의 장덕임 할머니도 무령리에서 이곳 투표소까지 장애인콜택시에 의지해 도착했다. 장 할머니는 "노인들 살기 좋은 영광 만들어달라. 다음에 또 투표하러 오겠다"며 한 표를 행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까지 영광지역 전체 유권자 4만 5248명 중 5708명이 투표에 참여하며 12.61%의 투표율을 보였다. 지난 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4%보다 1.17%포인트 높은 수치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