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뒤 '맨발 도주'→찜닭집서 운동화 신고 다시 활보한 박대성

경찰 "검거 당시 운동화 신고있어…박 씨 심신미약 주장"
CCTV 등 토대로 대부분 동선 확보…오는 4일 검찰 송치

지난달 26일 0시 44분쯤 전남 순천에서 여고생을 무참하게 살해한 뒤 웃음지으며 범행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박대성. 전남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박대성(30)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 오는 29일까지 30일간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 중이다. (JTBC 갈무리 ·전남경찰청 제공) ⓒ News1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직후 맨발로 도주했다가 본인 가게에서 운동화를 갈아신고 다시 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박대성을 구속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A 양(17)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 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약을 사러나갔다가 친구를 만나고 귀가하는 길에 피살됐다.

범행 당시 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인 찜닭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용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이같은 모습은 가게 밖 폐쇠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흉기를 소지한 박 씨는 가게에서부터 일면식이 없던 A 양을 800m 가량 뒤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슬리퍼를 버려둔 채 자신의 가게 방향으로 맨발로 달아났다.

박 씨는 도주하던 중 흉기를 버리고 인근에 호프집으로 들어가 술을 마신 뒤 다시 맨발로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가게로 다시 들어와 운동화를 갈아신고 700m 가량을 유유히 활보했다. 그는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찼고 차주인과 시비가 붙자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박 씨는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혐의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당시(식당을 나온 뒤)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신질환 증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4일 박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 씨에 대한 정신과 감정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박 씨와 A 양이 서로 일면식이 없었던 관계로 보고 '묻지마 살인'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사전에 흉기를 챙겨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하다 힘없는 여학생을 향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대성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해당 신상정보는 10월 29일까지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