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산'인데…훅 치고 들어오는 '강진 월출산'에 내심 불편

'제4회 강진 월출산 소풍가는 날' 내달 3∼4일 진행
"차밭·경포대·무위사 적극 활용 차원"…영암군 "불편"

영암 월출산 (영암군 제공)/뉴스1 ⓒ News1

(강진·영암=뉴스1) 박영래 김태성 기자 =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은 영암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 할 만큼 산수가 빼어나다. 각종 교과서나 지리서에서도 월출산은 '영암 월출산'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강진 월출산'을 언급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월출산 자락에 자리한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려는 강진군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데, 영암군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하다.

30일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강진 월출산'을 언급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강진군은 '제4회 강진 월출산 소풍가는날' 행사를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월출산 경포대 주차장에서 개최한다.

소풍가는 날 행사는 가을 소풍과 연계해 어린이들과 부모 등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월출산의 자연경관을 즐기러 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도 마련한다.

강진군 성전면 월출산 월남정사에서는 차의 풍작을 기원하고 강진전통 차 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한 '강진 월출산 다신제'가 올해로 18회째 열리고 있다.

다신제가 열리는 월남정사 주위에는 우리나라 최초 차 브랜드인 '금릉월산차'와 '백운옥판차'를 개발했던 이한영 선생의 본가와 야생차밭 20여만 평이 산재해 있다.

월출산 강진자락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강진군은 '제4회 강진 월출산 소풍가는 날' 행사를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월출산 경포대 주차장에서 개최한다. ⓒ News1

강진군이 앞장서 확보한 국비 200억 원 등 총사업비 25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고의 명품 야영장을 건립하는 월출산국립공원 탐방기반시설 조성사업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2만5000평 부지에 명품 야영장 100동, 명품 카라반 15동을 설치한다. 더불어 다양한 경관을 보고 숲의 중·상층부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하늘전망대와 탐방로를 결합한 체험시설인 저지대 숲체험 인프라 시설, 수려한 경관과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은 옥판봉 탐방로를 개설한다.

다원과 경포대, 무위사 등 관광자원이 자리한 월출산 강진자락을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강진군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강진 월출산'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잦아지는 '강진 월출산' 언급에 영암군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월출산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의 70%가 영암군에 속해 있고 국립공원 사무소 역시 영암읍 천황사로에 자리하고 있다,

월출산 산행기점 역시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경포대와 성전 신월마을, 영암 천황사와 도갑사 ,네군데를 들 수 있지만 종주코스는 대부분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암군은 지역의 최고 자산인 월출산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축제와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며 월출산 명소화에 앞장서 왔다.

영암군 한 관계자는 "인근 지자체서 하는 일에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자꾸 '강진 월출산'을 언급하는 게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반 시민들도 '강진 월출산' 표현은 왠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시각이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