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측근' 최승복, 광주 부교육감 부임…'혁신' 바람 불까

최승복 부교육감, 전임자 용산행으로 공백 80일만에 부임
디지털교육 강조 등 혁신 면모…전교조와 관계서 역할 기대

최승복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최승복 페이스북)/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를 부당 채용한 혐의로 직을 상실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극찬을 받고 요직을 역임한 교육부 간부가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부임하면서 광주 교육 변화에 눈길이 쏠린다.

최승복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55)은 19일자로 부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전임 박지영 부교육감이 지난 7월 2일자로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겨 공백이 된 지 80일 만이다.

2급인 최 부교육감은 교육부에서 19개월간의 무보직 생활을 끝내고 보직을 받게 됐다. 그간 교육부 직원정보에서 그는 부서와 업무 표시 없이 '교육부'로만 돼 있었다.

지난해 2월 13일부터 교육부로 무보직 발령이 났고 그 전에는 2021년 1월부터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며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과는 무려 25개월간 합을 맞춘 '복심'이다.

특히 조 전 교육감은 2022년 출간된 최 부교육감의 저서 '포노사피엔스는 거꾸로 공부한다'의 추천사에서 "최승복은 내가 만난 공무원 중 가장 혁신적인 행정가다. 누구보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집행한다"라며 "한국 교육의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와 통찰력을 벼려왔다"고 극찬했다.

전북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공공정책학 박사학위를 딴 최 부교육감은 1996년 행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때부터 '말총머리'를 기르다 지금은 '모히칸 머리'를 고수하는 '공직사회의 이단아'이다. 진보 성향 인터넷매체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다수의 기사도 작성했으나 현재는 노출되지 않고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팀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됐던 교과서 국정화 작업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SNS를 통해 "관련된 장·차관부터 실·국장, 과장은 물론 실무자까지도 자신은 반대했다는데 이를 명시적으로 남겨뒀거나 실제 발언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면서 "공무원 스스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바란다"고 교육부 조직에 쓴소리를 던지기도 헀다.

자신의 두 딸의 교육에 대해서도 대안학교까지 포함한 다양한 교육기관을 거치는 등 다양성을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디지털교육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저서 '교육을 교육답게 우리 교육 다시 세우기(2018)',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2020)', '포노사피엔스는 거꾸로 공부한다(2022)'를 통해 기성 주입식 교육의 실패를 과감히 인정하고, 맞춤형·정보화 교육을 주창한다.

특히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호모사피엔스)에 주목하며, 학교 현장의 디지털 교육과 스마트폰 이용을 막기보다 권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피력한다.

자신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박사 과정 기간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대신 검색과 전자자료로 충당했다며 디지털 문명에 개방적이다.

최승복 광주 부교육감이 2022년 출간한 저서 ‘포노사피엔스는 거꾸로 생각한다’./뉴스1

이처럼 '친(親)전교조 교육감 측근'이자 '디지털 전문가'인 최 부교육감이 향후 광주 교육계에 끼칠 영향에 눈길이 쏠린다.

현직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디지털 교육 강화를 위해 전교생에 1인 1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공약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의회와 교원단체는 여전히 디지털 교육 사업의 효과를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특히 전교조 광주지부 등 교원단체는 비(非)전교조이자 '온건진보'로 평가되는 이 교육감을 향한 거센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최 부교육감이 전교조 등 교원단체의 공세 속에 디지털 교육을 선도하고, 나아가 교원단체와의 정책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부교육감은 부임과 관련 "광주시교육청의 주요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고, 더불어 소통하고 인간 중심 교육이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