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두 달 아들과 맞는 첫 추석…육아 힘들지만 아이 미소에 '사르르'

결혼 2년차 최호중·유서희씨 부부의 명절맞이

최호중·유서희씨 부부.2024.9.1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 = "추석이요? 매일 같이 육아 전쟁통에 살고 있는데요.(하하하)"

추석 연휴 시작 첫날인 14일 오전 광주 남구 백운동 최호중(34)·유서희 씨(31) 부부의 아파트. 방안에서는 '으앙~' 하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올해로 결혼 2년차인 이들 부부와 생후 2개월 된 아들 최도영 군의 추석연휴는 일상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초보부부는 명절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아이 돌보는 데 여념이 없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울음을 터트리는 탓에 아이의 애착물인 '공갈젖꼭지'(일명 쪽쪽이)를 입에 대주기 일쑤다.

명절이면 부엌 곳곳에 푸짐한 음식과 정갈한 반찬, 과일이 놓여져 있어야 하지만 온통 아이의 생필품과 장난감으로 가득했다.

흔한 명절 분위기 대신 아이 낮잠을 재우고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는 '육아의 전장'이었다. 육아전쟁은 사실상 예상됐지만 부부는 "이 정도까지 힘들 줄이야"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명절을 앞둔 시점에 출산을 하는 바람에 이번 추석만큼은 그야말로 '방콕' 신세다. "생후 100일이 안 된 아이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병원의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양가 부모를 초청해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고 친척들과는 아쉽지만 영상통화나 사진을 공유하며 안부를 전하기로 했다.

최호중·유서희씨 부부 아들 최도영군.2024.9.1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지난 설 명절 당시 임신 4개월이던 부부는 가족, 친척들과 함께 성묘를 가며 '천사 같은 아이'를 낳게해 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집안 어르신들도 '호떡이(태명)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라며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부부는 내심 부담감도 교차했다.

다행히 가족과 친척들에게 큰 사랑과 응원을 받은 덕분에 3.3㎏의 건강한 아이를 순산했다.

명절에 직접 찾아뵙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명절 소망이 있다면 가족의 건강과 행복 뿐이다.

부부는 "결혼했을 때 보다 출산했을 때 더 많은 축하와 성원을 받았다"며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명절에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하면서 남편과 처음으로 다투기도 했지만 서로 의지할 때도 많아 오히려 돈독해졌다"며 "도영이를 빤히 보고 있으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부부는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좌충우돌 일상 속에서 둘째·셋째 아이 계획을 세우며 '다둥이 부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사실 조부모님 등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만은 않다"며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지만, 아이가 가져다주는 행복감은 정말로 크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광주 합계출산율은 0.71명으로 전년(0.84명)보다 0.13명 줄었다.

이는 전국에서 세종(-0.15명)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감소율이다. 지난해 광주 출생아 수는 6200명으로 전년(7400명) 대비 17.1%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최호중·유서희씨 부부 자택.2024.9.1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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