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특전사와의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 폐기
5·18민주묘지 참배 후 2·19선언 공식폐기 선언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가 지역사회의 비판을 받은 계엄군과의 대국민공동선언을 1년 7개월만에 폐기했다.
해당 선언은 '진상규명과 사죄가 이뤄지지 않은 정치적인 행사'라는 광주시민사회단체, 오월단체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강행돼 화합 없는 일방적 선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특전사회와의 '포용과 화해와 감사 선포식' 폐기를 선언했다.
폐기 선언에 앞서 조규연 부상자회장과 윤남식 공로자회장 등 50여 명은 5월 영령에 헌화·분향했다.
참배를 마친 단체는 큰절을 올린 후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공동선언을 공식 폐기한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지난 2023년 2월 '가해자의 진실고백이 없다'는 지역사회 반발 기류에도 '포용과 화해의 감사 대국민 선포식'을 강행한 바 있다.
단체는 "지난 공법단체 초기 집행부의 독단과 전횡, 어리석음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과와 반성이 없는 화해가 있을 수 있냐'는 질타에도 당사자주의라는 오만으로 시민들의 목소리의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가해자의 진실 고백이 없는데 누구를 용서하고 누구와 화해를 한 단 말이냐"고 되물으며 "지난 2·19 공동선언은 계엄군에게 면죄부를 주는 역사왜곡이고 광주시민에 대한 배반이다"고 꼬집었다.
선포식을 주도했던 당시 황일봉 부상자회장과 정성국 공로자회장이 아닌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의 대리 사과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해 조규연 신임 부상자회장은 "전 집행부들은 단체에서 징계를 받고 제명됐기 때문에 저희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명절 후에 광주 시민 200여 단체와 오월어머니회, 광주시의회, 공법3단체가 다시 한번 시민들한테 잘해보겠다는 발표를 하겠다"고 전했다.
집행부 변경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 여부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통해 독단 행동을 막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앞서 지난 10일 두 단체는 공동선언에 반대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퇴진 집회를 열었던 것에 대해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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