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목포 150㎞…전남 의대 '1개 대학, 2개 병원' 현실성 있나"
순천서 '전남 의대 설립 의견수렴 설명회' 열띤 토론
"200만 도민 0.1% 의견수렴 맞나…충분한 수렴과정 필요'
- 김동수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도 국립 의대, 대학병원 신설과 관련 의견 청취 설명회가 10일 오후 순천대학교 파루홀에서 열린 가운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설명회는 전남도 의대 신설 공모 용역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 주최로 진행됐다.
순천대는 전남도 공모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의대 설립 과정에서 정보 공유와 의견 수렴 필요성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참석하기로 했다.
용역사는 설립방식 기본안인 △의과대학 선정 후 동부와 서부에 2개 대학병원 신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동일지역에 신설하는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순천대 한 교수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분리 운영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다"며 "원거리 실습, 소통 불균형 등 거리적 차이를 해소하지 못해 결국 한 쪽은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대학교와 광양 포스코가 병원 설립을 했으나 결국 실질적으로 운영이 되질 않아 문을 닫은 사례도 있다"며 "순천과 목포의 거리가 130㎞ 차이나는데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은 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이같은 질문은 의대와 대학병원을 동일 지역에 신설해 의료서비스를 집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다른 교수도 "1개 의대, 2개 병원의 경우 2개 병원이 같은 성격이 아닌 '본원'과 '분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본원이 인사권과 행정관리권을 갖고 있어 교수들간 인사 문제 등이 발생해 한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의대로 할 경우 미지정 대학에 첨단의학연구센터를 주는 것처럼 돼 있는데 이 부분도 정부의 연차별 사업으로 추진돼 절대 보장을 못한다"며 "미지정 대학에 패키지처럼 보여지는데 이런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관계자는 "200만 전남도민 중에 2000명인 0.1% 수준의 의견수렴을 해놓고 마치 도민의 염원인 것처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향후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전 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한다. '반쪽짜리' 의견 수렴은 추후에도 문제가 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용역사가 오는 12일 국립 의대 신설 방식을 '1개 의대·2개 대학병원'으로 최종 확정할 것이란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번 설명회에 대한 시기 적절성 문제도 언급됐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최종안 발표를 이틀 남겨두고 하는 설명회는 형식적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병길 에이티커니코리아 파트너는 "아직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끝까지 평가 방식과 설립 과정 등 모든 사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민 공청회, 여론조사, 인터뷰 등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면 사전심사위원회의 논의가 될 것이다. 오늘 나온 내용들도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한 학교라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적절성 평가가 이뤄지면 추천대학을 선정하는 것까지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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