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딸 ○○학교지?"…공무원에 협박·폭언시 '통화종료' 메시지 뜬다
광주시, 성희롱·폭언 작년에만 1931건…악성민원 대응책 마련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이제는 듣고만 있지 않습니다."
광주시가 공무원을 향한 '악성 민원' 근절에 칼을 빼들었다.
광주시는 '민원인이 욕설, 협박, 폭언을 할 경우 공무원이 통화를 종료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최근 광주시민들에게 카카오톡 등으로 대거 배포했다고 27일 밝혔다.
'공무원을 향한 악성 민원을 멈춰달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글엔 광주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 실제 당한 피해 사례들이 실렸다.
주취 상태로 전화해 폭언과 욕설을 수십차례 반복하는 건 기본이었다.
한 술 취한 민원인은 전화로 "너 누구 돈 받고 일해? 내 세금 받고 일하는 XX가 일을 왜 이렇게 멍청하게 하지?"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또다른 민원인은 공무원 신상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이 민원인은 피해 공무원을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하면서 "야 너희 딸 A 초등학교 다니지? B동에 살잖아. 너 내가 신상 다 까버릴 거야"라며 가족을 협박했다.
해당 실제 사례들을 포함해 지난해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민원실과 대민부서에서 접수된 민원인 위법행위 건수는 총 1931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폭언·욕설이 1366건으로 가장 많았다. 위협·협박은 460건, 성희롱은 82건에 달했다. 폭행과 폭력 등 8건을 포함해 총 193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현황이 집계된 2021년 1811건보다 6.6% 늘어난 수치다.
피해가 잇따르자 광주시는 악성민원 방지와 민원공무원의 보호강화 대책 마련을 위해 홈페이지 내 직원 성명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장시간 폭언시엔 통화를 강제 종결하고 민원 전화를 전수 녹음하는 등 특단의 대책도 세웠다.
광주 5개 일선 자치구도 악성민원인을 근절하기 위해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 북구는 지난 26일 용봉지구대와 함께 광주 북구청 통합민원실에서 '특이 민원 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민원이의 폭언과 폭행 발생, 민원인 진정 유도 등 실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통화 상대방이 누군가의 딸이자 아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임을 잊지 말아달라"며 "엄정 대응으로 민원실의 안전한 환경을 확보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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