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의대 유치·소각장 설치' 놓고 국회의원-시장 갈등 증폭

민주당 김문수·무소속 노관규 지역 현안 충돌…민심 분열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관규 무소속 순천시장. 뉴스1 DB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과 노관규 무소속 순천시장이 지역 현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순천대 의대 유치와 쓰레기 소각장 설치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정치적 충돌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2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문수 의원은 최근 전남도의 의과대학 설립 추천 대학 선정을 위한 공모에 순천대가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4월 김 의원을 비롯해 권향엽 민주당 의원(순천을)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등 5명과 전남도 공모에 반대키로 합의했다가 급선회한 것이다.

김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지역 민주당 시·도의원들까지 가세했고, 순천갑 지역위도 '순천대 의대 유치 투쟁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전남도 공모 참여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남도 공모에 불참하거나 정부에 독자 추진할 경우 순천대 의대 유치 가능성은 0%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순천대와 순천시 측은 "김문수 의원의 개인 의견"이라며 전남도의 불공정 공모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순천시는 '순천대 의대설립 신속지원 TF팀'을 구성하고 독자 행보를 강화하고 나섰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대 의대 유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전남도 공모를 반대해왔던 만큼 김 의원의 행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묵묵히 총력을 다하고 있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며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김 의원은 순천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쓰레기 소각장 설치에 대해 시의회 특위 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시의회는 소각장과 관련 기관 감사 등이 진행돼 특위는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추진되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시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행정사무 감사권을 통해 순천시에 대한 전남도 지적사항 등을 확인할 특위를 구성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쓰레기 소각장의 경우 순천시와 해당 부지 인근 마을 주민들 간 극심한 갈등으로 행정소송으로 비화됐다.

김 의원은 "시장 하수인 하려면 시의원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며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시의회를 직격했다.

이어 "제발 굴종하지 말아달라"며 "더 강하고 독립적인 지방의회를 위해 지방의회법도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무소속 시장 간 지역 현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 민심만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년 뒤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노관규 시장은 민주당 복당이 필수적인 만큼 김 의원과 원만한 관계 속에서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소속 정당을 넘어 순천시민들을 위한 일꾼 역할을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시장이 화합과 상생하는 정치를 보여줘야 지역 발전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