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동부권에…공정하게 도민 투표로" 순천서 공청회

전남도 의대 공모 도민 공청회에 400여명 참여
"공모 응하지 않으면 평가 방법 없어…객관성·공정성 담보"

전라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도민 공청회가 9일 오후 순천시 동부청사 이순신강당 2층에서 열리고 있다.2024.8.9/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도민 공청회가 9일 오후 순천에 위치한 도청 동부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공청회는 의대 신설 정부 추천 용역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 주최로 진행됐다. 용역사는 △의대 및 대학병원 설립 방식 △미추천 대학·지역 보건의료대책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계와 교육계, 공무원과 일반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동부권 주민들은 △인구와 지리적 요건 △교통 편의성 △정주여건 등 단일 대학 선정에 따른 순천대 의대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전남도민 투표', '공공의료원(순천·강진) 상급병원 격상'도 언급됐다.

순천에 사는 한 주민은 "전남 동부권은 경남 서부까지 아우르는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남해안 중심도시이자 교통의 요충지다"며 "인구수와 재정기여도 등 여러 분야를 따져봐도 순천대 유치가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순천시민은 "서부권에 도청, 경찰청, 의회 등 몰려있어도 동부권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의대 만큼은 시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로 이마저도 동부권에 유치되지 못한다면 지역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순천시민들은 "21년 용역도 서부권에 유리한 지표로 진행되는 등 기준이 불공정하고 현재도 믿지 못해 공모 참여를 못하는 것이다"며 "차리리 공정하게 도민 투표로 진행하자"고 언급했다.

여수산단에서 34년 근무한 한 근로자는 "열악한 의료체계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이동하다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민들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순천대는 전남도 의대 공모에 불참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7일 용역사의 인터뷰(사전의견수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오병길 에이티커니코리아 파트너는 "전남도민 전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이고 단계다"며 "순천대에 지속적으로 참여 요청과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순천대가 공모에 응하지 않으면 평가방법이 없다"며 "현재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 용역에 대한 것도 모르고 현재 추진 중인 용역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만 가장 신경쓰고 있고, 이 기준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순천시 해룡면 주민자치회 등 시민 300여 명은 9일 오후 전남 동부청사 앞에서 전남도 의대 공모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4.8.9/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공청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동부청사 앞에서 순천 지역 주민자치회 등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도 의대 공모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전남도는 짜고치는 고스톱 행정 당장 중단하라!', '일방적인 공모 강행 철회하라!', '모든 것이 서부권에 있는데 의대와 병원마저 서부권에?'라는 피켓을 들고 반발했다.

이번 세 차례 공청회는 지난 7일(중부권)과 8일(서부권), 9일(동부권) 열리면서 전남권 의대 신설과 관련한 도민의 의견을 청취했다. 용역사는 추가로 공청회를 열고 2~3차 의견수렴을 진행할 방침이다.

용역사는 이달까지 설립 방식과 미추천 대학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9월 사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평가 기준과 심사위원을 선정할 계획이다.

구성된 평가심사위원회는 대학을 상대로 공모를 진행한 뒤 추천대학을 선정할 방침이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