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무자격 업체에 우선협상 지위…우주랜드 무산, 예산 122억 낭비

감사원 "부적절 승인으로 예산 122억 원 낭비"

감사원 전경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 고흥군이 '고흥 우주랜드 조성사업' 과정에서 자격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 업체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승계시켜 122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고흥군은 2014년부터 추진한 고흥우주랜드 조성사업'에서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승계를 승인했다.

고흥우주랜드는 총 사업비 560억 원을 투입해 국가 우주사업의 핵심인 나로우주센터 등 우주 과학시설과 남해안지역 천혜의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복합휴양문화 공간 조성 사업이다.

고흥군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A 업체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사업 시행조건을 이행하지 못하자 2015년 7월말 B 업체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승계를 승인했다.

그러나 B 업체는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자본금 10억 원 등 사업 신청자격에도 미달한 상태였다.

B 업체는 자금운용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고 우량건설사 등이 포함된 SPC 구성 등 사업시행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도 고흥군은 2019년 12월까지 고흥 우주랜드 조성 공공부문 사업비 166억 원 중 122억 원을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에 투입했다.

감사원은 "B 업체는 사업협약 체결을 이행하지 않아 2021년 11월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취소됐다"며 "그 결과 고흥 우주랜드 조성사업은 중단됐고 122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고 짚었다.

고흥군은 감사원에 향후 새로운 민간사업자를 발굴하고 해당 지역을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의 개별 사업대상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감사원은 "사업수행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의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고흥군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