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 밖으로 나가기 싫어요"…폭염 날리는 도심 속 물놀이장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물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요."
24일 오전 광주 북구 동강대학교에 개장한 무료 물놀이장. 무더위에도 시민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카메라 셔터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일이지만 수영복과 물안경, 목욕가운 등 물놀이용품을 챙겨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부모님과 어린이집 선생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풀장으로 뛰어들기 바빴다.
친구 2명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은 조재은 양(15)은 한바탕 물놀이를 끝내고 풀장 옆에 마련된 그늘에서 쉬며 잠시 숨을 돌리기도 했다.
조 양은 "어른용 풀장도 갖춰져 있어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며 "시원하게 물놀이하면서 잠시 학업 스트레스를 잊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어린이들은 집에서 챙겨온 물총을 친구에게 쏘는가 하면, 친구들과 잠수시합을 하며 여유를 만끽했다.
집에서 물총을 2개 챙겨왔다는 윤고은 양(6)은 "밖은 너무 더운데 물에 들어가 있으니 시원해서 행복하다. 물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몸에 물을 묻힐 생각이 없던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물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곤 했다.
풀장 옆에선 어린이집 선생님이 알록달록한 수영복을 입고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분주히 손을 움직여 촬영했다.
에어슬라이드를 3번이나 탄 이지원 군(7)은 "물놀이가 시원해서 매일매일 오고 싶다"고 말했다.
물을 가르며 시민들은 연신 시원한 비명을 질렀고 폭염을 잊은 듯한 웃음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풀장이 아이들의 놀이터였다면 물놀이장 옆에 마련된 그늘막은 어른들의 쉼터 노릇을 했다.
이날 동강대 물놀이장을 찾은 부모들은 곳곳에 마련된 의자와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부모들은 일행과 대화하거나 챙겨온 시원 음료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각화동에서 7살 아들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은 김연희 씨(45)는 "구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은 수질 등이 믿을 만할 것 같아서 개장하자마자 찾았는데 쾌적하고 좋다"며 "샤워실과 탈의실도 가까워서 앞으로도 자주 찾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한 동강대 야외 물놀이장은 500㎡ 규모로 풀장 4개와 에어슬라이드를 갖췄으며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물놀이장 운영 시간은 점심 휴장시간(오후 1시~2시)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시설 점검을 위해 매주 월요일은 휴장한다.
광주와 전남은 지난 21일부터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광주 지점별 최고 체감온도는 광산·풍암·광주남구 32.7도, 광주 조선대 32.6도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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