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옷·모자·베개' 모든 게 3개…'삼둥이' 백일 가보니

광주 광산구 이건민·배아연 씨 부부…"얼떨떨했지만 감사해"
구에서 2년 만에 삼둥이 탄생…구청장도 의원도 축하

광주 광산구에서 2년 만에 태어난 세쌍둥이의 100일을 맞은 19일 이건민‧배아연 씨 가족의 모습. 2024.7.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삼둥이는 뉴스로만 보는 소식인 줄 알았는데 저희한테도 기적처럼 3명의 천사가 와줬어요."

19일 광주 광산구 우산동 이건민(39)·배아연 씨(37·여) 씨 부부의 집에서 '삼둥이'들의 백일 잔치가 열렸다.

삼둥이 집 답게 같은 디자인의 옷과 모자는 종류별로 3개씩이었고, 신생아 베게를 비롯한 모든 것이 3개씩 자리 잡고 있었다.

2019년 결혼한 이들 부부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지난 4월 12일 첫 자녀로 삼둥이 가윤·가영·승규를 품에 안았다.

삼둥이는 이들 부부도 예상치 못 했다. 당초 지난해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는 아기집이 1개였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아기 심장소리를 들으러 병원을 찾았을 때 아기집이 두개 더 보인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삼둥이 엄마 배아연 씨는 "삼둥이는 뉴스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생기는 구나 싶었다. 복 받았다고 느꼈다"며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천사들이 여러명 와준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만삭 때까지 입덧약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고생했지만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모든 것이 잊혀질 만큼 행복했다"고 웃음 지었다.

광주 광산구에서 2년 만에 태어난 세쌍둥이의 100일을 맞은 19일 이건민‧배아연 씨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7.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부부는 삼둥이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잠시 일을 접었다.

내 손으로 직접 키우며 하루하루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다.

무엇보다 삼둥이 아빠는 엄마에게 육아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삼둥이 육아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수유, 빨래, 목욕 등 모든 것이 3배였다. 밤낮 쉬는 시간 없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탓에 양가 어머님들까지 동원돼 그야말로 전투태세를 방불케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부부는 아이들이 잠에서 깼을 때 눈을 맞추고 배시시 미소를 지어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든다고 했다.

삼둥이 아빠, 엄마는 아이들이 세명인 덕에 기쁨, 웃음, 행복도 무려 '세 배'라고 말한다.

아빠 이건민 씨는 "살면서 이런 감정을 처음 느낀다. 아이들을 위해 육아에 시간을 쏟는다는 것에 대해 후회도 없고 매 순간 행복한 감정이 든다"며 "눈을 뜨면 오늘은, 또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냐'는 질문에 부부는 삼둥이 특성상 아이들이 미숙아로 태어난 만큼 그저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광산구에서 삼둥이가 태어난 건 2022년 이후 2년 만의 일로 박병규 구청장을 비롯해 박해원 구의원 등도 백일을 함께 축하하며 분유와 벙커침대 등 선물을 전했다.

이건민·배아연 씨는 "이 순간을 잊지 않고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