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부터 경감까지’ 아직도 승진청탁으로 돈 받는 경찰

대구지역 경찰서장 재직 중 수수 의혹, 전직 총경 구속
치안감도 의혹에 선고 앞둬…"인사시스템 손질 필요"

경찰로고 ⓒ News1

(광주·대구=뉴스1) 최성국 이성덕 기자 = 치안감에서부터 경감까지 계급을 가리지 않는 전·현직 경찰관들의 '승진 청탁성 금품 거래 의혹'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법 정석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은 전직 총경 A 씨와 현직 경감 B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2020년 대구 지역 경찰서장 재직 중 인사 청탁 대가로 B 씨로부터 현금 1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5월 'A 씨가 대구의 한 경찰서 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같은 경찰서 소속 경찰관 B 씨로부터 승진 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A 씨와 B 씨는 조사 과정에서 "해당 돈은 채무 관련일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계급 중 상위 3번째인 현직 치안감도 승진 청탁성 금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선고 공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광주지법은 오는 8월 29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C 치안감과 제3자 뇌물교부 혐의를 받는 D 현직 경감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C 치안감은 광주경찰청장을 지냈던 2022년 1월쯤 브로커로부터 D 경감 승진 청탁 명목의 현금 1000만 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는다. D 경감은 브로커에게 승진을 청탁하며 1000만 원을 건넨 혐의다. C 치안감은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선 4월 광주지법에서는 승진 청탁 목적의 금품을 건넨 전남경찰청 소속 전직 경찰관 3명, 현직 경찰관 5명이 무더기로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현재 항소심을 다투고 있다. 이들 또한 승진 청탁 명목으로 브로커와 경찰 내부 인사 등에 수천만 원을 건넸다. 최종적으로 돈이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전직 치안감은 숨진 채 발견돼 수사 종결됐다.

특히 피고인 신분이 된 경찰관들은 다수의 포상과 대통령·장관 표창을 받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 받았음에도 승진 목적으로 뇌물을 주고 받아 충격을 줬다.

개인의 유·무죄를 떠나 경찰이란 조직에서 승진성 금품 거래 의혹이 수시로 터져나오는 것은 경찰 인사시스템의 문제로 꼽힌다.

1차적으로 경위-경감-경정-총경으로 이어지는 경찰 승진 시스템 상 승진할수록 TO는 매우 한정적인 반면 평균 승진 연수를 채운 경찰관은 누적되는 등 승진의 문턱이 높다.

경찰은 승진 대상자를 선정해 외부 인원 등이 포함된 인사위원회를 여는 등 자체 청렴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나 심사위원회에서 논의될 대상자에 포함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근무평점 5배수 이내에 들어야 한다.

경찰관의 직종과 기능이 다양해 승진대상자들에 대한 일괄적인 점수를 매길 수 없기 때문에 인사권자의 의중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인사 구조다. 이른바 매관매직으로 불리는 승진 청탁이 '관례'로 취급되는 내부적 분위기를 우선 환기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총경급 인사는 "경찰 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에서 '인사는 만사'로 취급되는데 열심히 일하고 실력이 있어도 워낙 승진 폭이 좁다보니 승진에 누락돼 자괴감을 느끼는 인원들이 있다"며 "경찰조직 내부적으로 청렴도를 높이는 한편 본청 차원의 인사시스템 손질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