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7.2도 폭염' 속 산불진화 '사투'…삼각산서 이틀째 진화작업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폭염이 너무 심해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된 인력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전날 쓰레기 소각 부주의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한 뒤 재발화한 19일 오후 광주 북구 삼각산 앞은 재난현장을 방불케 했다.

낮 기온이 37.2도를 기록하며 66년 만에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된 폭염 속에 200명이 넘는 인원이 이틀연속 화마와 사투를 벌이면서다.

얼굴이 붉게 익고 무거운 장비와 방화복을 챙겨입은 소방대원들은 물처럼 흐르는 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산불 현장으로 뛰어들어가기 바빴다.

산불을 잡기 위해 진입하는 헬기 소리에 지시 목소리가 가려지자 더 크게 목이 터져라 외치는 소방대원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산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에서는 내려오는 소방차와 올라가는 차가 뒤섞여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산불은 전날 오후 5시 11분쯤 119상황실에 산불 관련 신고가 접수되며 처음 시작됐다.

전날 산불 진화에는 소방대원 114명, 경찰 30명, 31사단 43명, 산불진화대 22명, 구청 공무원 50명, 의소대 50명 등 358명과 장비 52대가 투입됐다.

당국은 같은날 오후 10시 10분쯤 주불 진화에 성공했고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잔불을 완진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잔불을 우려해 이날 오전 5시 50분부터 헬기 2대를 투입해 추가로 진화 작업을 벌였고 오전 6시 30분에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피해 규모는 2.5㏊로 잠정 집계됐으며 북구 등 관계기관은 쓰레기 소각 부주의 원인 제공자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숨어있던 불씨가 오후 1시쯤 강풍과 메마른 대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재발화하며 산불로 커졌다.

결국 소방대원들은 13시간의 철야작업 뒤 다시 산불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2차 진압에는 광주 북부소방서 전 대원이 동원됐다.

66년 만에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된 날씨는 뜨거운 불길 속 소방대원들을 더욱 괴롭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야산 뒤쪽의 불이 심각한 상황이다. 방화복을 입어 공기가 전혀 안 통하지만 지금 당장 한명이라도 더 투입돼야 한다"고 뛰어갔다.

밤새 산불 현장을 지키다 다시 산불 현장으로 돌아온 북구 안전총괄국 관계자도 "밤샘 근무 후 집에 가서 샤워를 했는데 재발화가 돼 곧장 뛰어나왔다. 폭염이 너무 심해 작업에 투입된 당국 인원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현장 인원들은 화재 진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산불은 한 주민의 쓰레기 소각 부주의로 인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당국의 조사에서 이 주민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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