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폭력 피해는 개인 아닌 역사·사회적 사건"

국회서 '5·18과 성폭력 : 진실규명 현안과 향후과제' 정책토론회

5.18과 성폭력 : 진실규명의 현안과 향후 과제 정책토론회 포스터.(광주시의회 제공)/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이해하고 명예회복 방안을 찾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5·18과 성폭력:진실규명의 현안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다은 5·18특위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신상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 장임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원, 윤경회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팀장이 발제했다.

신상숙 연구원은 '5·18 성폭력 피해의 복합성과 트라우마:진술과 결과 분석을 중심으로' 주제 발제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험과 기억은 5·18을 역사적 서사로 재현하는 공적 기억·기념 과정으로 진입하지 못했고 개인적인 고통으로 환원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성폭력의 의미 규정과 트라우마 서사의 집합적 재현에 영향을 미치는 '해석적 부정의'를 바로잡고 '사회적 치유' 과정에 성평등 의제를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5·18성폭력진상규명이나 피해자들의 치유와 관련한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장다혜 연구원은 '해외사례로 본 5·18 성폭력 진실규명과 피해 회복을 위한 과제' 주제 발표에서 "진실규명을 통해 역사적 부정의를 바로잡고 5·18 항쟁에 적극 참여한 여성뿐만 아니라 5·18 성폭력의 목격자이기도 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공적 기억·기념의 장으로 초대해야 사회적 인정을 통한 치유뿐 아니라 불행한 역사의 반복과 성별화된 국가폭력의 재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경회 팀장은 '5·18성폭력 사건 조사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 주제 발제를 통해 "5·18 성폭력 사건 발생과 피해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로 사망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 현재까지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스러운 삶을 위로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제 발제 후 토론에는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이재일 전 국회 입법조사처 성폭력 전담 조사관, 김명권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다은 위원장은 "지난 44년간 밝혀지지 않았던 역사적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성폭력 피해는 개인이 아닌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지님에도 진상규명 과정에서 늘 후순위로 밀려왔다"며 "5·18성폭력피해자들이 전 생애에 거쳐 감내해야했던 희생과 고통이 축소되지 않고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는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은 물론 치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