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희생 없도록" 눈물 나눈 '오월·세월호·이태원 참사' 유족들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힘냅시다. 끝까지 포기하지 맙시다. 끝까지 함께 합시다."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영문도 모르고 자식을 잃어야만 했던 오월 어머니들이 세월호·이태원 유족들을 끌어안았다.

제44주년 5·18 민중항쟁을 기념하는 5·18 전야제는 그렇게 오월 정신의 국민 통합 메시지를 표현했다.

17일 오후 7시 30분쯤 전야제 행사가 한창이던 광주 동구 금남로에는 노란 옷을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보라색 옷을 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나란히 행진했다.

5·18전야제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누구 하나 시키는 이 없어도 이들을 박수로 맞이했다.

오월 어머니들은 편지를 낭독하며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당해야 했을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고통을 나눴다.

오월 어머니들은 "국가폭력에 가족을 잃은 우리는 여러분의 슬픔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며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의 오월, 하나의 오월이 될 때까지, 하나 되는 세월호·이태원이 될 때까지,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절대 포기하지 말자. 국가폭력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 어깨동무하고 나아가자"며 유족들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위로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고 몸부림을 친 오월 어머니들의 마음을 너무 깊게 느끼고 있다"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진상규명의 의지를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오월과 세월호, 이태원 희생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18특별법과 이태원 특별법이 만들어졌다"며 "독재 군부가 총칼의 위협으로 겁박했어도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들이 맞서고 또 맞서 싸운 것처럼 우리도 그 길을 걸어가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오월 어머니들,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눈물을 나눴다.

세월호 유족들은 "44년 전엔 5·18에서, 10년 전엔 세월호에서, 2년 전엔 이태원에서 꿈 많은 아이를 잃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밝히길 바랐던 진실은 아직도 미궁 속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다시는 우리처럼 눈물을 흘리는 참사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 우리가 소망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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