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게임 제보' 부산 초등생, 광주 찾아 "게임 삭제돼 속 편해"

부산 과정초교 이호진군…광주시 표창장·고려인 마을 장학금 전달

강기정 광주시장이 13일 5·18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으로 삭제된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 문제를 제보한 초등학생 이호진 군을 광주시청으로 초청해 시상하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으로 삭제된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 문제를 제보한 부산 초등학생 이호진 군(12)이 광주서 표창장을 받았다.

광주시는 13일 오후 부산 과정초등학교 재학생 이호진 군과 그의 가족을 시청으로 초청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5·18 역사왜곡 근절을 위해 애써준 공이다.

또 고려인마을 가족카페 텐올가 테표와 이천영 목사도 표창장 수여 후 이호진 군에게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군은 로블록스 내 게임 '그날의 광주'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을 보고 한 언론에 제보했다. 해당 게임은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표현하는가 하면 북한군이 광주에서 공작을 벌이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회원 수가 1만 5000명에 달했다.

어린 학생들이 이같은 역사왜곡을 접하는 것을 본 이 군의 제보로 로블록스측은 해당 게임을 삭제 처리했다.

강기정 시장은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 제보와 삭제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이런 건강한 시민을 더 많이 길러내기 위해 5·18 관련 교육과 체험을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호진 군은 표창장 수상 후 기자단과 만나 "일단 그 게임이 삭제됐다는 것이 속이 편하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며 "광주시청에 초청받고 시장까지 만나뵙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짜 뉴스인 북한군 침투와 시민군끼리 서로를 살상하고 폭동이라고 묘사하는 것이 왜곡이라고 생각했다"며 "학교 사회 시간에 5·18민주화운동이 4·19항쟁과 6월 항쟁과 더불어 '민주화운동'이고,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배웠다"고 전했다.

'그날의 광주'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사용자가 만든 게임으로서 1980년 5월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내용으로 돼 있다.

특히 게임머니로 아이템을 사면 북한군이 될 수도 있고, 게임 내 땅굴을 따라가면 북한 인공기와 북한 노래가 나오기도 한다.

이 게임은 5·18민주화운동의 비극적 참상을 소재로 한 데다, 대표적인 '가짜뉴스'인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했단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부산 과정초등학교 6학년 이호진 군의 언론 제보를 통해 이 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로블록스 본사가 직접 사과하고 해당 게임을 삭제 조치했다. 정부도 그에 따른 긴급 점검에 나섰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