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면회 가능해진 요양병원…어버이날만큼은 웃음꽃 활짝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 어버이날 면회객 북적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엄마가 좋아하는 예쁜 꽃 달아드릴게요. 너무 보고 싶었네. 잘 지내셨어?"
어버이날인 8일 오전 . 오전 9시30분이 되자 카네이션 꽃다발과 양손 가득 간식거리를 든 가족들이 병원으로 줄지어 들어섰다.
코로나19로 제한적으로 면회가 이뤄졌던 지난해와 달리 병실 면회가 가능해지면서 가족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12년째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아버지를 보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가장 먼저 병실에 들어선 딸 나모 씨(40대)는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는 간식을 비롯해 생활용품을 한가득 챙겨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병실이 가까워지자 나씨와 어머니는 한시라도 빨리 얼굴을 보려는듯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랜만에 남편과 조우한 할머니는 얼굴에 볼을 갖다 대며 "아이고 더 예뻐졌고, 살도 더 빠졌네"라며 안부를 묻기에 바빴다.
임순애 씨(56·여) 부부는 5년 전 뇌졸중으로 입소한 시숙에게 카네이션 전달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다.
화원에서 가장 예쁜 카네이션을 고르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였다.
꽃가루로 인해 피해가 갈까봐 투명한 박스에 포장해온 카네이션에는 "어버이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는 손수 적은 문구가 담겨있었다.
임 씨는 "병실까지 올라간 것은 처음으로 대면 면회가 자유로워져서 수시로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며 "가게 문을 열기 전에 얼굴 보고 가기 위해 들렀다"고 말했다.
병원 1층 로비에서도 반가운 상봉이 이어졌다.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있는 이정란 씨(72·여)는 반가운 딸의 손을 꼭 붙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얼굴을 마주보며 '건강하게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네', '밥은 잘 먹고 있어?' 등 안부를 물었다.
이 씨는 "힘드니까 찾아오지 말라고 해도 늘 찾아와 얼굴을 보여주니 너무 고맙다"며 "예쁜 카네이션도 줘서 이렇게 달고 있다"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딸 이은경 씨(40)는 "지난해 면회를 왔을 때는 30분밖에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함께 식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시어머니를 보러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은 싸온 간식거리를 건네며 휴대전화를 꺼내 손주와의 영상통화를 이어주기도 했다.
김미혜 동행요양병원 이사는 "어버이날을 맞아 오후에는 공연 행사도 준비돼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제한됐던 면회가 일부 풀려서 전날 관련한 문의를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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