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4선 이개호 "DJ 정신 되살려야 호남정치가 산다"

[당선인을 만나다] 민주당 정책위의장 맡아 총선 승리 견인
"지방소멸대응기금 2조원 확대…관계인구 늘려야 지역 부흥"

제22대 총선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당선된 이개호 당선인이 21일 장성군 장성읍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4.4.26./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장성=뉴스1) 서충섭 기자 = "4월의 총선을 치르면서 세월호 생각이 났습니다. 2014년 초선으로 등원해 유가족들을 만났는데 그때의 미어지는 마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외로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유일한 수단이 정치라는, 초선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습니다."

제22대 총선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승리하며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내리 4선의 고지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당선인(65).

26일 오후 장성읍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초심을 강조했다.

2014년 7월 19대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그의 첫 정치행보는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이었다.

민주당 세월호TF 위원장을 맡으며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늘 귀를 기울였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로 시작된 정치 초년병은 어느새 4선의 중진의원이 됐지만 '외로운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정치의 목적은 여전하다.

'가슴 따뜻한 정치'를 주창하는 이 당선인은 "또다시 경험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태원참사도 벌어졌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귀를 열고 여야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정책위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 당선인은 6개월간의 임기 동안 '야권 총사령관' 이재명 대표의 '참모총장'으로 맹활약, 민주당의 대승을 견인했다.

특히 '정권심판'을 앞세운 민주당 정책전략을 총괄하며 저출생 대책과 전국 철도지하화 공약 등 매력적인 공약을 여권보다 먼저 제시, 기선을 제압했다.

이 당선인은 "결국 공약 경쟁에서 밀린 국민의힘 정책위를 대신해 대통령실까지 나섰지만 선거 우위를 뒤집지 못하고 민주당의 승리로 굳어졌다"면서 "6개월간 하루도 쉬지 못한, 인생에서 그 어느때보다 바쁜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책위 의장 임기 6개월간 이재명 대표와 매일같이 마주하며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했다.

전남도 부지사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까지 역임한 관록 있는 이 당선인이지만, 이 대표의 지도자적 면모에 새삼 많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가 이 당선인의 의자를 빼주거나 서로 농담을 하는 등 격의 없는 모습도 포착됐었다.

제22대 총선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당선된 이개호 당선인이 21일 장성군 장성읍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경은 이재명 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는 이개호 당선인. 2024.4.26./뉴스1 ⓒ News1

이 당선인은 "신뢰와 의리를 반드시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표다. 자신이 발탁한 인사에는 한없는 믿음과 격려를 보내면서 나 역시도 많은 힘을 얻고 배웠다. 아주 탁월한 지도자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민주당 당적을 버리지 않았다.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20대 국회에는 광주·전남 유일한 민주당 의원으로 당을 지켰다.

그랬던 그의 다음 목표는 '호남정치 복원'이다.

이 당선인은 "호남정치가 무엇인가. 호남 출신이 잘나가는 것도 호남 정치겠으나 그보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그 본질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틀 디제이를 자처하는 이가 수십명 있어도 정신과 가치 없이는 아무 소용 없다. 김 대통령의 역사의식과 개혁성, 화해의 정신을 구현하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소멸 위기가 이미 시작된 전남의 부흥은 이 당선인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 당선인은 "개원하면 제1호 법안으로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통해 현재 1조원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을 2조원으로 확대, 전남의 보루인 농어촌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이 당선인은 희망 상임위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라고 답했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출생률이 전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출생도 중요하지만 관계인구를 확장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다"면서 "세계 각국도 복수주소제와 은퇴자 마을 등으로 지역으로 찾아오는 인구를 늘리고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반드시 지방소멸을 막고 전남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지역구별로도 △담양 국제 유기농 수출단지 조성 △함평 교통안전유치원 유치 △영광 무탄소 에너지 실증단지 구축 △장성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을 약속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