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브로커에 접대받고 수사기밀 유출한 검찰 수사관 실형

식사·골프접대·금품 받고 사기 피의자 수사 정보 알려줘
법원 "모두 유죄 인정"…징역 1년 선고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검경브로커에게 사기 사건 피의자의 수사기밀를 유출한 검찰 수사관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25일 변호사법 위반, 뇌물수수, 부정청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광주지검 목포지청 소속 검찰 수사관 A씨(57·6급)에게 징역 1년에 추징금 1333만원을 선고했다.

A 수사관은 지난 2020~2021년쯤 검경브로커 성 모씨(63)로부터 3차례에 걸쳐 1333만원 상당의 금품과 식사, 골프 등 향응을 제공받고 사기 사건의 피의자인 탁 모씨(45)에 대한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법적 자문을 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A 수사관은 수사 전부터 재판 중반까지 모든 공소 혐의를 부인했으나 변론 과정에서는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수사 정보를 제공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탁 씨의 변호인을 통해 수사 과정이 알려졌던 것이지 본인을 통해 유출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A 수사관은 "5급 승진시험을 준비했지만 잘 되지 않아 퇴직 후 법무사를 하려고 했고 성 씨가 사업을 하고 있어 법무사 개업 후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면서 "성 씨가 아닌 지인이 계산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공무원으로서 세세히 살피지 못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A 수사관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지연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받은 접대의 대가는 수사 상황을 알아보려는 성격이 포함돼 있다. 검찰 수사관인 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해 수사기관의 신뢰를 훼손하는 등 죄책이 무겁고 액수 등에 비춰볼 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뒤늦게나마 범행 일부를 인정한 점, 30여년 간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경브로커 성 씨와 관련된 각종 비위를 수사 중인 검찰은 현재까지 치안감을 포함한 현직 경찰 9명, 검찰 수사관 2명, 전직 경찰 4명 등 18명을 기소했다.

이날 오후에는 광주지법에서 성 씨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경찰 승진 청탁과 연루된 전·현직 경찰관 9명과 성 씨에 대한 제3자뇌물교부 등의 재판 선고 공판이 진행된다.

A 수사관으로부터 수사 편의를 제공 받은 탁 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