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발전 목적' 해외연수라더니…정작 축제기간에 외유

광주 서구의원 5명 '외유성' 국외출장 논란
해외연수와 양동 통맥축제 기간 맞물려

광주 서구의회 전경. /뉴스1DB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 서구의회가 지역축제의 선진사례 연구를 목적으로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계획했지만 공교롭게도 해당 지자체의 지역 축제 기간과 겹치면서 입살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지역축제 활성화와 콘텐츠 개발이 연수목적이지만 일정 대부분이 유명 관광지 방문으로 짜이면서 외유성 지적이 나온다.

24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고경애 의장과 김수영 부의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 5명이 이날부터 5월 2일까지 9일간 해외출장을 떠난다.

출장지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3개국이다. 예산은 자부담 150만 원을 포함해 1인당 약 450만~500만 원을 들였다.

출장에는 수행 직원 3명이 동행하는데 이들의 출장비는 서구의회에서 전액 지원한다.

이번 출장은 지역내 우수 디자인 건축물을 폭넓게 유치해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등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노잼 광주'라는 오명을 극복하고 '익사이팅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풍부한 역사, 문화 자원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할 방안을 찾기 위해 일정은 대다수 '관광' 코스로 짜여졌다.

태국 방콕에서는 전망대인 킹 파워 마하나콘, 분수쇼가 펼쳐지는 쇼핑몰인 아이콘 시암, 왕궁, 수상시장 등을 둘러본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국립박물관과 국립 모스크(이슬람 사원), 트윈타워 등에 간다.

마지막 일정인 싱가포르에서는 술탄 왕릉과 회교사원, 박물관, 가든스바이더베이(대규모 식물원), 마리나베이샌즈 스카이파크(쇼핑몰) 등을 방문한다.

세 국가에서 각각 태국 아유타야(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말레이시아 말라카,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을 갈 때만 문화유산 관리자나 도시개발청 관계자가 참석해 '업무'를 본다.

이밖에는 전부 일반인들도 갈만한 랜드마크이자 유명 관광지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유성' 연수라는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서구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의 목적 자체가 '선진 관광지 견학을 통한 서구만의 관광 상품 개발'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며 "하지만 의원들께서 관광 분야에 대해 직접 기초 조사를 해서 의정에 도움이 될 만한 곳으로 정한 것이다보니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싱가포르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보이는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 ⓒ AFP=뉴스1

하지만 이번 국외연수의 목적은 단순 '코스' 뿐 아니라 '기간'과 비교해봐도 모순적이다.

서구의회는 지난달 고시한 이번 출장의 계획서에 연수 '효과' 중 하나로 지역 축제의 콘텐츠 개발을 꼽았다.

서창 억새축제와 만드리축제, 양동 통맥축제 등 광주 서구만의 특색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외국의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수 기간이 양동 통맥축제 기간(4월 19일~5월 4일 중 매주 금·토요일)과 맞물리면서 의원들은 개장식일과 폐장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정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의원들이 연수에 떠나있을 기간은 양동 통맥 축제의 절정기인 2주차로 버스킹과 AI랜선키친, EDM DJ페스티벌, 노래방 등이 열릴 예정이다.

한 서구민은 "의회는 외유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관광지 연수를 '축제 콘텐츠 개발'을 위함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사실상 기간부터가 지역 축제를 외면한 것처럼 보이면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