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외유성'…광주 동구의회 호주·뉴질랜드 출장계획 구설

도시재생 목적보다 일정 대다수 유명 관광지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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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동구의회 의원들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짜인 외유성 해외 연수 계획을 세워 눈총을 사고 있다.

23일 광주 동구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구의원 5명과 무소속 1명, 수행직원 2명 등 8명은 25일부터 5월 2일까지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8일간 공무국외출장을 떠난다.

예산은 자부담 30만 원을 포함해 1인당 427만 원, 의장과 부의장은 461만 원으로 총 3490여만 원이 투입된다.

호주 일정은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하버브리지, 달링하버, 시드니올림픽파크 물 재활용시설, 바랑지구 탐방 등으로 구성됐다.

뉴질랜드에서는 로토루아 호수와 와이토모, 오클랜드, 아그로돔 농장 등을 둘러본다.

일정 대다수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랜드마크이자 유명 관광지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의회 측은 이번 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도시재생 우수지역과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관광자원을 개발한 곳을 벤치마킹해 무등산권역 개발 사업 등에 접목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동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한 큰 시설이 있지만 규모에 비해 인지도나 관광자원이 떨어진다"며 "랜드마크가 많은 곳에서 관련 시설들을 보며 활용 방안이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특성상 당일 일정 후 간담회를 갖는 등 공부하는 스타일이다"라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어떤 걸 벤치마킹 할 수 있을지 심사숙고해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구의회 일정은 외유성 연수에 이유만 그럴싸하게 끌어다 맞추는 '명분 맞추기'라는 지적이다.

동구의회는 낙농업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을 이끌어낸 아그로돔 농장을 내남동 주말농장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남동 주말농장은 구획별 15㎡의 텃밭 위주로 구성돼 있어 아그로돔 농장의 성공사례와 거리가 멀다.

6박 8일간의 일정 중 관계 기관인 의회 2곳도 방문하는데 재정과 지방분권 사례, 의회제도의 특징을 살펴본다는 취지다. 우호협약이나 자매결연 등은 진행되지 않는다.

특히 호주의 블랙마운틴 의회 일정은 타 지역 시의회 일정과 겹치면서 출국 3일을 남겨두고 급히 스트라스필드 시의회로 수정됐다.

변경된 일정에서는 다문화 정책 등에 대한 간담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기준 동구 인구 10만 5000여명 중 다문화 세대수는 304세대로 전체의 0.3%다.

앞서 민주당 의원 5명은 1년 전 같은 시기 도시재생 연계를 위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로 4박6일 국외연수를 다녀온 바 있다.

이번 해외연수를 비롯해 9대 의회가 출범한 이후 3차례의 연수에 진보당 의원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의회의 공무국외출장은 외유성 일정이 다수 포함돼 해마다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결과보고서 또한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될 뿐, 이렇다할 감시는 진행되지 않는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