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대 총장 공석 4개월째…아직 선임규정도 못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윤의준 총장 자진 사임 후 직무대행체제
정부 무관심 속 공석 장기화 우려…"갓 걸음마 뗐는데"

한국에너지공대(켄텍)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총장 선임절차 관련 규정이 아직 이사회에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차기 총장 선임 진행과정을 묻는 질문에 돌아온 한국에너지공대의 공식 답변이다.

에너지공대 총장 공백사태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총장 선임을 위한 규정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총장 공백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학운영 차질, 이에 따른 대학의 위상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에너지공대 등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아 온 윤의준 에너지공대 초대총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자진사임했고, 대학 정관에 따라 박진호 연구부총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공대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업무추진비 부적정 정산·집행, 출연금 유용, 근무수당 부당 수령 등의 도덕적 해이 사례를 발견해 이사회에 윤 총장 해임을 건의했고 윤 총장은 자진 사임했다.

문제는 윤 총장이 사임한 지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차기 총장 선임을 위한 관련 규정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총장의 자진 사퇴 뒤 이사회는 올해 초 총장추천위원회 관련 규정을 만들고 신임 총장 인선 절차에 곧바로 들어간다고 밝혔으나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다.

초대 윤의준 총장의 경우 2020년 6월 학교법인 한국전력공과대학교 이사회를 통해 대학설립추진위원장 겸 최종 총장 후보자로 선임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차기 총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새 규정을 만들어 진행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올해 출범 3년차를 맞은 에너지공대의 총장 공백사태는 현 정부 들어 폐교나 타 대학과의 합병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공대는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분야의 세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특별법을 제정해 만들어진 대학이지만 현 정부 들어 잇단 감사, 출연금 축소, 총장 해임건의 등 대학 흔들기가 지속돼 왔다.

한 나주시민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3년차 대학인데 총장 공백사태 장기화로 대학 위상이 크게 저하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