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매입 사업' 광주시교육청 간부 불문경고 '정당'

국·공립 전환 유치원 선정 과정서 뇌물·서류 위조 얼룩
법원 "업무 총괄자, 민원 지속에도 형식적 조치만"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비위로 얼룩진 광주시교육청 매입형 사립유치원 선정 사업 과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광주시교육청 간부 공직자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는 광주시교육청 공무원 A 씨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광주시교육청 매입형 유치원 선정 사업' 업무의 업무를 총괄하던 중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시교육청으로부터 불문 경고 처분을 받았다.

광주시교육청의 매입형 유치원 사업은 기존 사립 유치원을 매입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이지만 금품 수수 등 각종 비위로 얼룩졌다.

해당 사업에 부당 관여한 혐의를 받는 2개 유치원 관계자 3명과 시교육청 공무원 1명, 전직 언론인 1명은 제3자 뇌물교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매입형 유치원 선정 부탁과 뇌물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걸 알고 해외로 도주한 뒤 19개월 만에 자수한 최영환 전 광주시의원도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매입형 유치원 사업 청탁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 뇌물을 주고 받고 비공개 문건을 전달받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광주시교육청은 업무를 총괄한 A 씨가 유치원 운영위 미개최 등에 대한 확인을 수차례 요구 받고 위조 회의록이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등 직무 수행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들어 징계했다.

다만 고의적으로 직무를 태만한 것으론 보기 어렵고 평소 행실, 공적 등을 참작해 불문경고를 내렸다.

A 씨는 문제 된 유치원이 사업 신청을 하면서 회의록을 위조했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 없었고 위조 문제가 거론되자 마자 감사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는 등 성실의무를 다 했다며 불합리한 징계임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업은 원아들의 학습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운영위의 동의 여부는 선정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며 "원고는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도 형식적 조치만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는 오히려 유치원의 형식적인 답변 등만을 맹신해 행정불신까지 초래했기에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오히려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상 가장 경징계인 견책보다 낮은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