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뭐했나…한 사업장서 2차례 유해 화학물질 유출, 비판 쏟아져

광양 사업장…2차 사고로 작업자 300여명 병원 치료
"면밀히 현장조사 못해…관리·감독 철저히 하겠다" 해명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 생산공장(건설중).(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홈페이지 갈무리)2024.3.6/뉴스1

(광양=뉴스1) 김동수 기자 =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화학물질 수산화리튬(고체 가루) 유출'과 관련, 사고 현장 조사와 관리·감독을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사업장 설비 등 곳곳에 잔여물이 낀 상황에서 지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2차 유출사고가 발생, 수백 여명이 병원 진료를 받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3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3일간(12일~14일) 전남 광양 율촌산단 소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벌이고 있다.

기획감독은 재해발생 위험이 높은 기인물, 유해·위험 작업장 등을 대상으로 집중단속 기간을 정해 사고 원인 등 지도·점검을 강화하는 것이다.

노동부는 기획감독 기간 사고 원인과 추가 피해 등 전반적인 안전보건 상태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등 10여명은 이날 해당 사업장에 투입돼 전날과 마찬가지로 점검을 벌인다. 점검 결과는 15일 이후쯤 나올 예정이다. 현재 공장 일부 공정은 가동이 중단됐다.

유출사고는 지난 6일 설비 효율을 끌어올리다 배관이 찢어지면서 수산화리튬이 외부로 흩날렸다. 피해 유출량은 50~100㎏이다.

노동부는 사고 다음날 해당 사업장에 '경고' 조치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통보했다.

그러나 사흘 만인 지난 9일 잔여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수산화리튬이 또다시 바람에 날려 2차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장 작업자 총 300여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의 유해물질이 완벽히 제거될 때까지 현장을 통제하고 관리·감독할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오직 기업의 이익에만 몰두해 있다"며 "노동부가 사업장에 경고 조치를 내릴 정도로 상황 파악이 된 상태에서 또다시 유출됐다는 것은 노동부의 관리 부실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노동부는 1차 사고 이후 육안으로 봤을 때 수산화리튬이 크게 발견되지 않은 점, 사고 원인(풀캐파 견디지 못하고 배관 파열)이 명확한 점, 작업자들이 의사소견상 실제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잠정 현장조사를 마무리했었다.

해당 사업장이 사고 발생 이후 불과 반나절도 되지 않아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노동부가 2차 피해를 방치했다는 지역 노동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지청 한 관계자는 "1차 사고 이후 사업장 대표이사와 관계자를 불러 당부했음에도 또다시 2~3회 유출사고가 발생된 점에서는 사후관리가 잘못됐다"며 "면밀히 현장 조사를 살피지 못했고, 앞으로 이뤄질 관리·감독을 철저히해 재발 방지하겠다"고 해명했다.

수산화리튬은 인체에 접촉할 경우 심각한 화학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흡입 시 폐렴과 폐부종 발생 가능성 또는 기침과 호흡곤란까지 동반될 수 있다.

한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준공됐으며,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개발 회사인 필바라미네랄이 합작해 만든 이차전지소재사업 회사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다. 연간 4만3000톤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며, 이는 전기차 100만 대분에 해당한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