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14.1㎝·동구 3.4㎝…'적설량 4배' 딴 세상 왜?
지리적 위치·육풍 영향에 내륙으로 눈 구름대 못 들어와
오늘 밤 더 강한 눈 구름대 형성…최대 20㎝ 더 내려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대설경보가 발효된 광주에서 광산구는 14.1㎝의 많은 눈이 내린 반면, 동구 적설량은 3.4㎝에 그쳤다.
같은 지역에서도 적설량이 4배 이상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23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는 이날 오전 4시10분을 기해 대설경보로 격상됐다.
밤부터 새벽 사이 많은 눈이 쏟아졌고,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광주에 내린 눈의 양은 광산구 13.5㎝, 북구 5.9㎝, 남구 5.6㎝, 서구 5.3㎝, 동구 3.2㎝를 기록했다.
눈이 가장 많이 왔을 때를 가리키는 최심적설량 역시 광산구 14.1㎝, 남구 6.4㎝, 서구·북구 6.1㎝, 동구 3.4㎝로, 동구에 비해 광산구에 4배 이상 많은 눈이 내렸다.
광산구와 동구의 적설량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통상 눈 구름은 서해상에서 내륙으로 다가온다. 이번 눈 또한 서해상에서 강하게 형성된 눈 구름대의 영향을 받았다.
눈 구름대가 전남 서해안을 거쳐 광주에 들어오게 될 때 가장 먼저 닿는 곳이 바로 광산구다. 지리적 위치상 광주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면서다. 동구는 명칭부터 동쪽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듯 상대적으로 광산구에 비해 눈 구름대의 영향을 덜 받는 셈이다.
바람(육풍) 영향도 컸다.
밤이 되면 바다보다 육지가 더 차가워지는데, 이때 육지에서 해상으로 향하는 바람인 '육풍'이 생성된다.
해상 쪽의 '북서풍'과 '육풍'이 부딪히면서 이른바 바람이 한 곳에 모이는 '수렴대'가 생기는 곳에 눈구름대가 더 발달한다.
밤 사이 이 '수렴대'가 광산구에 만들어진 영향으로 광주에서도 특히 광산구에 많은 눈이 내린 것이다.
또 강한 육풍으로 인해 눈 구름대가 내륙으로 들어오지 못 하고 광산구에 머물며 동구에는 상대적으로 눈이 덜 내렸다.
실제 이날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과 도로에는 많은 눈이 쌓였지만, 동구는 미미한 적설량으로 인해 도로 제설 상황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기상 레이더 분석 현황을 보더라도 서쪽으로는 눈 구름대가 형성돼 있지만, 동쪽은 깨끗한 것과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상청은 23일 밤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광주와 전남 서부에 5~15㎝, 최대 20㎝의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날은 상층에 기압골까지 지나면서 더욱 강한 눈 구름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 사이 긴 시간 동안 또 한 차례 많은 눈이 예상된다"며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 운행하고 보행자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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