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아·LH 이름 붙으면 집값 뚝?…LH아파트 '개명' 바람 솔솔

광주 2021년엔 0곳, 2022년 4곳, 지난해 6곳...아파트 개명 러시
"값 싸고 질 나쁜 아파트 인식 지우려...바꾼 뒤엔 만족"

무등산에서 바라본 광주 아파트 2023.9.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수습기자 =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광주 지역에 공급한 공공분양 아파트들이 이름에서 'LH'를 떼려는 '개명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부실시공 논란 등 LH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에 입주민들이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7일 광주 5개 구에 따르면 LH가 분양한 공동주택 명칭 변경 건이 2021년 0건이었으나 2022년에는 4건, 2023년에는 6건으로 증가했다.

2005년 입주한 광주 북구 임동리버파크(548세대)는 원래 이름인 '임동주공아파트'가 바뀐 이름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의 80% 이상 동의를 받아 지난해 6월 개명을 완료했다.

개명 뒤 입주민들의 만족도는 높다.

김모씨(53)는 "주공아파트보다 리버파크가 훨씬 세련됐다"며 "당장 집값이 오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디 사는지 소개할 때 덜 불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광주 남구 '송화마을 휴먼시아6단지'가 '송화레이크포레'로 단지명을 바꿨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LH 직원 땅투기 의혹 등 여러 일들이 터지면서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LH 철근누락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는데 그 전에 아파트 이름을 바꿔서 다행이다" 고 말했다.

광주 서구의 '동천마을 2·3단지 휴먼시아'도 '동천리버팰리스'로, 광주 남구의 '방림휴먼시아'는 '무등산센트럴파크'로, 광주 동구의 '학2마을'은 '무등산리버파크'로 지난해 아파트 이름을 변경했다.

LH 흔적 지우기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는 LH 공공주택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 때문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6월까지 LH의 분양전환공공임대주택,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공분양주택에서 발생한 중대하자 건수가 모두 1581건이다.

최완석 광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가 분양한 아파트는 '값싸고 질 나쁜 임대아파트'라는 부정적 인식에 입주민들이 개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명만으로도 공인중개사들이 집을 소개할 때 수요자들이 덜 꺼리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파트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공동주택 내 입주자 80%이 동의하고, 관할 시·군 허가만 얻으면 해당 건축물의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