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광주송정역 셔틀열차 17일 '추억속으로'…시민들 "아쉬운 이별"

KTX 광주역 미진입 따른 환승편의 위해 2016년 도입
평균 탑승객 20명 그쳐…고비용·저효율에 운행중단

15일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을 오가는 광주선 통근열차에 운행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광주선 통근열차는 오는 17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종료된다.2023.12.15/뉴스1 ⓒ News1 박지현 수습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 =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광주선 셔틀열차가 7년 만에 운행을 종료한다. 이용자들이 열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광주선 셔틀열차 운영 종료를 이틀 앞둔 15일 오전 11시 광주역. 주말을 앞두고 여행이나 고향을 가기 위해 역을 찾은 시민들이 하나둘 플랫폼에 들어섰다.

역사 안에 있다가 곧장 열차를 타던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다. 열차가 출발하기 전 먼저 플랫폼에 나와 곳곳을 돌아보거나 열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기도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달에 1~2번씩 이 열차를 이용한다는 황민섭씨(60)는 유독 애틋한 눈빛으로 열차를 바라봤다.

황씨는 "한번 갈 때 평소에 어머니가 필요하다는 물건을 바리바리 챙겨간다"며 "셔틀열차 덕분에 그동안 편하게 다녔으니 열차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이 본가인 전남대 재학생 김영찬씨(21)도 매주 가족들에게 자신을 데려다주던 셔틀열차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는 "광주송정역까지 시내버스를 타면 1시간 넘게 걸리는데 셔틀열차는 1000원에 15분만에 갈 수 있어서 자주 이용했다"며 "앞으로는 조금 더 부지런히 나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편함이 걱정되기 보다는 지금까지 오랜 시간 편하게 오가게 해준 열차에게 고마울 뿐이다"고 전했다.

15일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을 오가는 광주선 셔틀열차에 시민들이 탑승해 있다. 광주선 셔틀열차는 17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종료된다.2023.12.15/뉴스1 ⓒ News1 박지현 수습기자

광주 북구 주민 윤모씨(54·여)는 셔틀열차 운행중단 안내문과 열차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윤씨는 "기차가 덜컹거리는 소리와 창밖의 풍경도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 같아 카메라를 켜봤다"며 "종종 여행을 갈 때 이 열차를 이용했었는데 그런 기억들도 전부 다 추억 속에 남기겠다"고 했다.

광주선 셔틀열차는 17일 오후 11시20분 광주역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셔틀열차는 광주역, 극락강역, 송정역 14㎞ 구간을 15분 만에 연결해 하루 30회 왕복 운행했다.

셔틀열차는 KTX의 광주역 미진입에 따른 고속열차의 환승편의를 위해 2016년 12월부터 운행했다.

168석 규모의 셔틀열차는 한때 이용객이 하루 평균 600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그 수가 점차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광주시가 매년 15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해왔으나 1회 평균 탑승객이 20명에 불과해 고비용·저효율로 운행중단을 결정했다.

광주선 셔틀열차 운행은 종료돼도 광주역에서 현재 운행 중인 무궁화호 12편과 새마을호 8편은 유지된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