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 기피' 스테로이드 투여 혐의 헬스트레이너 '무죄'…왜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병역 의무 기피를 위해 고의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했다는 혐의를 받던 헬스트레이너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임영실 판사는 12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현역 입대를 기피하기 위해 고의로 신체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은 A씨가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몸을 다치게 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헬스트레이너였던 A씨는 직업 특성상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왔고, 스테로이드에 신체 기능이 악화됐을 뿐 병역 회피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A씨의 고의성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이 전자정보 상세 명부를 제시하지 않은 채 압수수색을 벌여 확보한 증거는 위법해 증거 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사당국이 이 증거를 토대로 확보한 관련자들의 증언도 모두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임영실 판사는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들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가지고 판단해보면 피고인은 2018년과 2019년도 병역 재검에서 건강 이상 증상을 발견, 이후로는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한 게 인정된다"면서 "병역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는 공소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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