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봄' 정선엽 병장 12·12 당일 모교 동신고서 추도식 열린다
40년 넘게 고인 기억해 온 학우들, 6년 전에는 기념식수
"의협심 많았던 고인…김오랑 중령처럼 훈장 추서돼야"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영화 '서울의봄' 에서 전두환 군사반란군에 맞서 육군본부 벙커를 지키다 전사한 '조민범' 병장으로 표현된 정선엽 병장의 추도식이 모교인 광주 동신고에서 열린다.
11일 동신고 총동창회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 정선엽 병장 추도식이 동신고 체육관 옆 정선엽 소나무 앞에서 열린다.
정 병장은 12·12 군사반란 당시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연결하는 지하벙커 초소를 지키다 반란군의 총탄에 사망했다. 당시 나이 스물셋으로 제대 3개월을 앞두고 있었다.
정 병장의 동문들은 고인을 추모하는 모임을 가져왔으나 총동창회 명의로 추도식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부정권의 눈밖에 날씨까 44년간 조용히, 외로이 정 병장을 기억해온 동문들은 영화 '서울의봄'으로 정선엽 병장의 군인정신과 절개가 널리 알려지면서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추도식을 마련했다.
정 병장 동문들은 지난 2017년에는 동신고 운동장에 정 병장 기념식수도 심었다.
동문들은 당시 정선엽 병장 기념식수에 더해 여러 다른 추모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사회적 관심이 적어 아쉬웠다고 했다.
특히 지역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 등 힘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나 잠시만 관심을 가질 뿐 누구도 나서서 정 병장을 기리는 사업을 도와준 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기념식수 행사를 주도했던 정 병장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동아리 선배 김병태씨(68)는 "선엽이는 학창시절때부터 기골이 장대해 학도호국단 활동도 했었다. 흥사단 활동도 하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면서 "비슷한 시기 전사한 김오랑 중령의 경우 1990년 소령에서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2년 보국훈장이 수여됐으나 선엽이는 병사라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영화 '서울의봄'으로 선엽이의 일생이 44년만에 다시 조명을 받게 되면서 정말 감개무량하다. 꼭 정선엽 병장의 희생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병장의 죽음을 지난 40여년간 순직으로 기록해온 군 기록을 바로잡은 것도 김씨 같은 동신고 동문들이었다.
이들이 대통령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을 넣으면서 결국 지난 9월 발표된 군사망위 종합활동 보고서에서 정선엽 병장은 40년만에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됐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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